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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개봉하게 된 영화, 퇴색된 의미 안타깝다

[자가당착] 5년 만에 개봉하게 된 영화, 퇴색된 의미 안타깝다

등록 2015.09.03 13:29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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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만에 개봉하게 된 영화, 퇴색된 의미 안타깝다 기사의 사진

이런 영화는 없었다. 무려 5년 동안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국내 상영이 불가능했던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가 3일 오전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가 됐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연출자 김선 감독은 “이 영화의 유명세를 타게 해 준 영등위에 감사하다”면서 “개봉도 못할 처지에 놓인 작은 영화였다. 감회가 복합적이다. 이런 작은 영화조차 탄압을 받는 분위기가 너무 씁쓸하다”고 탄식했다.

‘자가당착’은 5년 동안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묶여 있었다. 국내에 제한상영가 전용 상영관이 없는 상황에서 이는 사실상 상영 금지나 다름없었다. 최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심의가 통과된 것에 대해 김선 감독은 영등위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김 감독은 “5년 동안 이 영화의 상영을 끈질기게 막았다”면서 “5년 동안 두 번의 제한상영가, 행정소송 패소 후 항소와 상고로 대법원까지 갔지만 결국 영등위가 패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꾸준한 헛수고를 해준 영등위에 감사하다”면서 “덕분에 개봉도 안한 영화가 기사도 나고 뉴스에도 나왔다. 대한민국 등급역사에 좋은 선례가 된 것 같다. 고맙다. 영등위”라고 비꼬았다.

영화가 말하는 정치적인 메시지에 대해 김 감독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얘기다”면서 “꼭 이명박 정권이 끝나기 전에 개봉했어야 한 영화다. 지난 해 만들어 졌다면 분명 똑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영등위가 이명박 정권이 끝나기 전에 상영 금지를 내림으로써 모든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스태프 회의를 할 때부터 영화적 메시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면서 “감독의 의도와는 반대로 관객들에게 읽힐 수 있겠단 얘기가 많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이어 “제한상영가로 인해 이 영화의 의미가 다소 축소됐다. 원래는 다양하게 읽히기를 원했다”면서 “영등위를 통해 이 영화가 정권에 반대하는 정권을 음해하는 영화로 인식된 것 같다. 그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내 의도가 축소된 것 같아서 아쉽다”면서 “영등위에 꿀밤이라도 때려주고 싶은 심정이다”고 말했다.

2010년에 완성된 ‘자가당착’은 약 5년 동안 심의문제로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정치 풍자 코미디 영화다. 2011년 6월, 2012년 9월 영등위의 두 번의 제한상영가 판정으로, 이에 대한 등급분류 결정 취소 소송이 대법원까지 이어졌다. 국내에 제한상영관이 한 곳도 없기 때문에, 이러한 제한상영가 판정은 사실상 ‘자가당착’ 상영금지 조치에 해당해 더욱 논란이 됐다. 비타협영화집단 ‘곡사’의 영화로, 오는 10일 개봉 예정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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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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