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샵-네이처리퍼블릭 성장 일군 ‘마이더스의 손’검찰 소환 조사로 치명타···사업 확장 제동 가능성
정 대표는 20대 후반이었던 1993년 세계화장품 대리점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로서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1996년 식물원, 1998년 쿠지(COOGI) 등 화장품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며 사업을 키워왔다.
2003년에는 정 대표의 ‘화장품 신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중저가 브랜드숍 ‘더페이스샵’을 설립했다. 더페이스샵은 ‘바디샵’을 벤치마킹해 만든 브랜드로 당시 ‘미샤’에 이은 후발주자였지만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업계 1위까지 올랐다.
정 대표는 2005년에는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 더페이스샵 지분 70%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 대금에 대해 업계에서는 약 1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2009년 LG생활건강이 더페이스샵의 지분을 어피니티와 정 대표로부터 모두 인수해갔고 더페이스샵은 현재 브랜드숍 1위에 올라 있다.
정 대표는 더페이스샵 창립 멤버들이 모여 설립한 네이처리퍼블릭을 인수하면서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자리에 올랐다.
정 대표는 이후 국내외를 넘나드는 공격적인 경영 행보로 네이처리퍼블릭을 매출 기준 브랜드숍 5위권까지 성장시켰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액은 2010년 495억원, 2011년 907억원, 2012년 1284억원, 2013년 1717억원, 2014년 2552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23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하면서 2011년을 제외하고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는 오명을 벗기도 했다.
정 대표는 최근 지하철 최근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실시한 ‘역구내 화장품 전문매장 임대차’ 입찰에서 미샤를 제치고 사업권을 획득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캘리포니아, 중국 북경 등의 핵심상권에 잇따라 매장을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정 대표가 해외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이 같은 ‘화장품 신화’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 동안에도 업계에서는 승승장구하던 정 대표를 둘러싸고 종종 잡음이 나오기도 했다. 정 대표는 소위 ‘증권가 찌라시’로 불리는 정보지에서 상습적으로 해외 원정도박을 한다는 내용으로 단골 등장해온 인물이다.
지난달 초에도 일부 언론이 검찰이 정 대표를 상습도박 혐의로 수사 중이라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에서는 관련 보도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법적 대응을 고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대표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네이처리퍼블릭의 이 같은 성장가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해외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내년경 IPO를 준비하고 있지만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정 대표의 도박 혐의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