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수 부양을 목표로 실시한 행사지만 각 매장들은 한산한 모습이었고 일부에서는 할인율이 크지 않아 '소문난 잔치 먹을 것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산한 백화점=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의 블랙 프라이데이 첫째날인 1일 백화점 안팎 풍경은 다소 한산했다.
오전에 내린 비로 체감 기온이 떨어진 탓인지 백화점 정문 앞을 드나드는 이들은 대체로 잔뜩 움츠린 상태였고 1층 화장품 및 명품 브랜드 매장 등을 둘러보는 고객들은 대부분 빈손이었다.
정부가 발표한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기간은 이날부터 시작이었지만 당초 예정돼있던 롯데백화점 정기세일기간과 맞물리는 바람에 이곳 행사는 주로 9층에 위치한 특별행사장에서만 이뤄졌다.
게다가 이마저도 본래 행사 예정이었던 상품들과 함께 섞여 판매돼 어떤 제품이 블랙 프라이데이 특별 할인 품목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9층 행사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해 워낙 기대하지 않고 왔지만 물품이 완전히 재고떨이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신상품들도 겨우 10% 정도 할인하더라”며 “다음해엔 물품을 좀 더 다양하게 살 수 있을 만한 것들로 판매하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냄비 등 가전제품을 구입했다는 한 중년 여성은 “특별히 가격이 저렴해서 산 것은 아니고 오늘 물품 종류가 평소보다 좀 더 많아서 샀다”며 “TV·신문에서 오늘부터 보름간 세일을 대대적으로 한다고 해서 와봤는데 다른 것은 살만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유커들이 자주 찾는 동대문도 한산=서울 시내 주요 상권 중 하나인 동대문에서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보다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보다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1일 오후 찾은 동대문 상권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은 중국 국경절 휴일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관광버스들을 도로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동대문은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관광지이기 때문에 두타를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현재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별도의 내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펼치는 곳은 없었다.
두타 앞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운영 중인 ‘코리아 그랜드 세일 이벤트 센터’ 관계자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큰 맥락에서 같은 행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타 관계자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통해 외국인에게 50~6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내국인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쇼핑몰들의 가을맞이 세일과 시기가 겹치면서 가을옷을 구매하기 위해 동대문을 찾은 내국인도 다수 볼 수 있었다.
두타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가을 세일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내국인 방문객들도 소폭 늘어난 것 같다”며 “그래도 이 시기가 관광 성수기인만큼 중국인 관광객들의 방문 횟수가 가장 많다”고 전했다.
동대문 상권의 화장품 업체들도 내국인을 위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펼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하는 업체는 현재까지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한불화장품의 잇츠스킨뿐이다. 다른 대부분의 업체들은 현재 코리아 그랜드 세일의 일환으로 외국인 대상의 여러 프로모션을 벌이는 동시에 매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정기 세일 행사를 통해 내국인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위한 별도 프로모션은 아직 마련하지 않았다”며 “대신 최근 ‘공감경영 2015 대한민국 CEO 대상’을 수상한 기념으로 3일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롯데월드몰은 7층과 8층에 위치한 면세점만 유커들로 북적였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곳곳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코리아 그랜드 세일임을 알리는 현수막과 스티커가 위치해 있었지만 내국인 쇼핑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작았다.
지하철과 연결돼 있고 롯데마트가 위치한 지하1층은 그나마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2층~6층은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유통업계에 요청이 들어와 행사를 진행하지만 미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는 차이가 있다"며 "촉박하게 진행된 행사라 할인율과 품목면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정혜인 기자 hij@
문혜원 기자 haewoni88@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jhjh13@newsway.co.kr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newsway.co.kr
뉴스웨이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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