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팥빵·꽈봬기·소보로 인기추억의 브랜드 재출시하기도복고열풍···중장년 향수 자극
제과업계에 ‘복고 열풍’이 거세다. 어린 시절 향수와 추억을 불러일으킬만한 ‘옛 그림’을 형상화한 캐릭터가 제품 포장에 활용되기도 하고 누적매출 1조원 가까이를 달성한 베스트셀러들은 줄줄이 재출시되고 있다.
대형마트 베이커리에서는 추억의 빵인 단팥방·왕꽈배기·소보로 등이 다시 매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명언이 현실이 된 셈이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최근 1970년대 초등학교 도덕교과서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모티브로 한 ‘바른생활’ 캐릭터를 데코레이션으로 케이크에 얹었다. 바른생활 캐릭터는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으로, 교과서 속의 올바른 생활 모습과는 대조되는 풍자와 희화적인 메시지를 담아 특히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뚜레쥬르 측은 “제품개발 당시 중장년층과 젊은 층을 아우를 수 있는 캐릭터를 찾던 중 발견한 것”이라며 “70년대 당시 옛 교과서를 썼던 이들도 공감대를 이루는 동시에 카카오톡 메신저에서 이미 대학생 등 젊은 세대에 유명한 바른생활 캐릭터를 케이크에 그대로 사용해 두 세대에게 모두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는 자사 케이크에 보통 만화영화 캐릭터인 ‘라바’나 로봇·디즈니 공주 등 어린이들만 좋아할만한 데코레이션이 올라간 반면 이번 바른생활 캐릭터는 대학생과 어머니·아버지들 모두가 함께 좋아할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해 구매자 연령대가 한층 폭넓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매장에선 평소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해 해당 캐틱터가 눈에 익은 젊은이들뿐 아니라 학창시절이 생각난 중장년층도 반가움을 표시한다는 전언이다.
뚜레쥬르는 우선 바른생활 케이크를 한시적으로 판매한 뒤 추후 각종 선물세트 디자인 작업에도 해당 캐릭터 적용을 확대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해태제과 역시 지난 2007년 출시된 ‘구운 양파’와 ‘구운 인절미’ 등의 봉지 표면에 최근 옛 민속도 느낌의 그림을 넣어 리뉴얼하는 정성을 들였다.
제과업계가 복고풍을 그림으로 형상화해 마케팅에 나서는 데는 어린 시절 추억과 향수를 시각적으로 자극하는 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복고 마케팅은 롯데푸드의 추억의 아이스바인 ‘삼강하드’나 1조원대의 누적매출을 자랑하는 해태제과의 ‘부라보콘’ 등의 재출시를 통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삼강하드는 지난 1962년 출시된 이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하드’라는 단어가 아이스바를 의미하는 표현이 되도록 한 빙과업계의 상징적인 제품이다. 지난 6월 더 진해진 우유맛으로 재출시 된 바 있다. 당시 롯데푸드 측은 “어른에게는 추억의 향수를 주고, 아이들에게는 어른세대와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1970년 출시한 이래 44억개 가량이 판매돼 최근까지 누적매출 1조3000억원을 기록한 부라보콘 역시 올해 한정판 ‘부라보콘 스페셜에디션’으로 나왔다. 지난 5월 출시 45주년을 기념해 나왔던 해당 한정판은 120만개의 초도물량이 한달도 채 안돼 ‘완판’되면서 ‘추억의 스테디셀러’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과 관련 “충성도가 높은 제품을 재출시하거나 리뉴얼해 판매하면 신규 브랜드 출시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소비층을 미리 확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수십·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신규 브랜드 광고·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업계도 이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홈플러스베이커리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정통단팥방의 매출은 전년대비 352%나 신장했고, 크로켓·단팥도넛 등 역시 전년대비 10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이런 복고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 8월부터 추억의 간식 ‘꽈배기’를 시중 상품 대비 최대 2배까지 중량을 늘려 출시, 전국 매장에서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홈플러스 베이커리 매출은 1위 단팥방·2위 왕꽈배기 순으로 집계됐다. 1주일에 약 12만8000여개의 단팥방과 10만7000여개의 왕꽈배기가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들어 특히 정통단팥빵, 크로켓, 소보로 등 향수를 자극하는 전통 빵류가 강세”라며 “각종 복고 콘텐츠의 흥행으로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층에서도 추억의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문혜원 기자 haewoni88@
뉴스웨이 문혜원 기자
haewoni8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