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보수단체 욕설·고성에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 현장 철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으나 보수단체 회원들의 욕설과 고성 등 험악해진 분위기 속에 운동 현장을 철수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지만 보수단체 회원들의 반발에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날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도종환·추미애·강기정 의원 등 10여 명의 의원들이 동참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기 위한 대국민 홍보전을 벌였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12시 30분 서울 여의도역 앞에 집결해 시민들에게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을 받았다. 서명 운동은 당초 신촌에서 진행하려 했으나 해당 지역에서 보수단체들이 집회를 준비한다는 소식에 장소를 변경했다.

새정치연합이 바뀐 장소에서 행사를 시작하자마자,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도 이곳으로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한 남성은 “어디가 친일교과서인지 설명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빨갱이들, 왜 주체사상을 가르치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이에 강기정 의원은 “자신 있으면 이리 와보라. 고발하겠다”고 맞받아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경찰은 행사장 주변을 둘러싸 양측의 충돌을 막았다.

문 대표는 “국정교과서는 식민지배가 우리나라를 근대화시켰다는 친일교과서이자 유신시대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99.9% 지지로 당선된 것을 민주주의로 찬양하는 독재 교과서”라며 “친일과 독재의 후예들이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경찰이 새정치연합 행사장을 둘러싸고 대비한 덕에 물리적인 충돌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새정치연합은 30여 명의 시민들에게만 서명을 받고는 현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명백한 정당활동 방해행위”라며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일찍 행사를 정리했다”고 말했다.

조현정 기자 jh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