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고 거친 소년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부드러운 감성을 품은 남자로 돌아온 신예 엔플라잉이 가을 여심 사냥을 시작했다.
엔플라잉은 2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예스24 무브홀에서 개그우먼 이국주의 진행으로 새 싱글 앨범 ‘Lonely(론리)’ 발매 기념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의상으로 무대에 선 엔플라잉 멤버들은 타이틀곡 ‘론리’를 라이브로 선사했다. 리더 겸 보컬 이승협의 강렬한 랩으로 시작한 ‘론리’는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 뒤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몽환적인 느낌으로 풀어냈다.
가을에 어울리는 슬로우 템포의 서정적인 곡으로 이별 후 느끼는 외로움과 괴로움, 후회 등 복합적인 감정을 힙합 리듬에 록을 더한 엔플라잉만의 독특한 색깔로 그려냈다. 김도훈과 이상호가 작곡을 맡았고, 이승협과 김도훈이 공동 작사했다.
이어진 무대는 수록곡 ‘Knock Knock(노크 노크)’으로 전체적으로 신스가 많이 사용된 경쾌한 팝 사운드의 곡으로 도입부의 딜레이신스가 인상적인 곡이다. ‘노크 노크’는 다른 여자들과 보낸 주말을 들킨 남자가 토라진 연인의 집으로 찾아가 열리지 않는 문을 향해 노크하는 모습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마지막 무대는 ‘뻔뻔’. ‘뻔뻔’은 엔플라잉의 색깔을 찾아 나가겠다는 음악적 소신을 원코드 진행의 펑크록 스타일로 풀어낸 곡으로, 오랜 연습생 기간부터 데뷔에 이르기까지 느낀 감정과 각오를 담아 베이시스트 권광진이 곡을 쓰고 리더 이승협이 가사를 붙였다. 엔플라잉은 새 싱글 앨범의 수록곡을 모두 라이브로 소화하며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엔플라잉은 데뷔곡 ‘기가막혀’를 통해 보여준 거칠고 강렬한 에너지와 상반되는 애절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성을 풍긴다.
김재현은 “‘기가막혀’ 할 때는 거친 뒷 골목의 소년 같은 느낌이었다. ‘론리’ 뮤직비디오를 할 때도 ‘기가막혀’의 느낌이 자꾸 느껴졌다. 몇 달 동안 ‘론리’로 살았더니 차분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달라진 콘셉트에 대해 권광진은 “콘셉트가 바뀐다는 건 음악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노래 연주할 때도 달라진 느낌이 발산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훈은 “재현이가 많이 부자연스럽더라”고 웃으며 “5년간 봐왔던 재현이의 모습은 까불하고 명랑한 모습만 보다가, 타이틀곡이 나온 이후부터 의젓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부자연스럽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에 김재현은 “곡의 분위기에 따라 침착해졌는데, 그러다보니 주변 분들이 기분이 안 좋냐고 물어보시더라. 나는 정말 그대로다”라고 밝혔다.
지난 5월 데뷔한 엔플라잉은 국내 데뷔 이전부터 일본에서 인디밴드로 활동하며 실력을 키워왔다. 엔플라잉 멤버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다.
차훈은 “일본에서 인디밴드로 활동할 때를 잊을 수 없다. 당시에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그때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데뷔 당시 팀의 매력에 대해 ‘칼합주’라고 내세웠던 김재현은 달라진 콘셉트와 더불어 “합주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칼감성’이 우리의 매력이다”라며 “‘기가막혀’와는 다르게 서정적이고 침착한 감정에서 한 마음으로 뭉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서는 이승협과 권광진이 참여했다. 타이틀곡 ‘론리’에서 작사를 맡았던 리더 이승협은 “과거에 겪었던 일들을 조합해서 상상하며 가사를 썼다”며 “이별하고 정말 많이 후회했었다. 제 과거와 상상이 더해진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수록곡 ‘뻔뻔’을 작곡한 권광진은 “옆에서 좋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좋은 곡이 탄생한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엔플라잉은 FT아일랜드와 씨앤블루를 이을 실력파 밴드로 데뷔 때부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화제와 함께 ‘아이돌 밴드’라는 편견 역시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김재현은 “아이돌밴드라는 편견에 대해서는 지금이니까 생길 수 있는 편견이라 생각한다. 그걸 뛰어넘기 위해서는 좋은 음악을 들려드려야 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승협 역시 “아이돌 밴드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 많은 분들에게 라이브 무대를 많이 보여드리다보면 인정해주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솥밥 식구인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는 성공적인 밴드로 안착했다. 그렇다보니 엔플라잉에게는 ‘FT아일랜드, 씨엔블루를 이을 밴드’라는 수식어 역시 신인 밴드에게는 부담스러울만하다. 김재현은 “FT아일랜드, 씨엔블루 선배님들의 뒤를 이을 밴드라는 문장 자체가 우리에겐 너무 과분한 타이틀이다. 나중에는 우리의 뒤를 이을 후배가 생기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협은 “정말 자랑스럽다. 선배님들이 길을 닦아왔기 때문에 우리가 있는거고, 우리 역시 열심히 해서 길을 다듬어 놓으면 다음 밴드 후배들도 우리의 길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플라잉은 이번 앨범 활동을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게 목표”라며 “힐링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많이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모든 아티스트의 소원인 1위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무리하며 리더 이승협은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엔플라잉 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엔플라잉은 뛰어난 형들이 닦아놓은 길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지만 ‘형만한 아우 없다’라는 속담을 보기 좋게 무너뜨릴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밴드임에는 틀림없다. 음악적인 한계를 정해놓지 않고 ‘실력파 밴드’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네 명의 멤버들이 선사 할 음악이 기다려진다.
한편 엔플라잉의 새 싱글 ‘론리’는 22일 0시에 발매되며, 같은 날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첫 무대를 꾸민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
김아름 기자 beaut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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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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