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누적손실 4조3000억원 최다···현대중공업도 연간적자 1조원 넘어서
‘조선 빅3’가 경험이 부족한 해양플랜트에 앞 다퉈 뛰어들었다가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
조선업계 세계 1~3위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까지 도합 7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7일 대우조선해양은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3조1554억원, 영업손실 1조2171억원, 당기순손실 1조3643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이로써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손실은 4조3003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손실 예상액은 3조8275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분기에 해양플랜트 부실을 대부분 털어냈다. 하지만 채권단 실사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파악돼 이번 분기에 모두 반영했다.
대우조선은 이번 분기에 총예정원가의 추가반영분과 드릴십 계약해지 및 장기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드윈드·망갈리아조선소 등 해외 자회사에서 발생한 부실도 반영하면서 손실 규모가 커졌다.
대우조선 측은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현재 생산 공정과 영업활동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계획하고 있는 유동성 지원만 원활히 이뤄지면 4분기부터는 실적도 개선되는 등 경영 정상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29일 오전 9시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정상화 방안 확정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한다.
전날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임금 동결과 파업 자제에 동의하면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을 확정했다.
산은 이사회에서 경영정상화 방안이 통과될 경우 채권단은 11월부터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4조원대 지원을 실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체 잔량 중 42%가 고부가가치선박인 LNG선과 LPG선 등 가스선으로 구성돼 이들 선박이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내년부터는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현대중공업도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4719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678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3분기까지 누적손실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 반잠수식시추선 계약 취소에 따른 선 손실 반영 ▲유가하락 등 해양부문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예상 손실 충당금 반영 ▲현대커민스 등 부실법인 및 중국 건설장비 사업 정상화를 위한 중국내 법인 청산 등 사업 구조조정 비용이 증가해 영업손실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2014년부터 진행해온 부실 해외법인의 청산비용도 이번 분기에 손실로 처리했다. 현대중공업이 청산을 진행하고 있는 법인은 풍력 기어박스를 생산하는 독일 야케법인과 건설장비 엔진을 생산하는 현대커민스,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현대아반시스 등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부문에서 일반상선은 흑자로 돌아서는 등 저가 수주 물량이 점차 해소되면서 공정이 안정화되고 있고 해양부문도 현시점에서 인식할 수 있는 손실을 모두 반영했다”며 “전기전자, 엔진 등 타 사업 분야에서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하고 있어 4분기는 실적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삼성중공업은 매출액 2조4364억원, 영업이익 846억원, 당기순이익 505억원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1조5481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1~9월 누적으로는 여전히 1조43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전사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익시스 프로젝트 공사비 추가정산 등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8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면서 “앞으로도 극한의 원가절감은 물론이고 해양 프로젝트의 체인지 오더 발굴과 인센티브 확보 등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조선 빅3는 올해 3분기까지 현대중공업 1조418억원, 삼성중공업 1조4372억원, 대우조선해양 4조3003억원 등 총 6조779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먹거리로 꼽혔던 해양플랜트 분야가 경험부족으로 인해 실적악화의 주범이 됐다”며 “하지만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만큼 향후 해양플랜트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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