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 본격 시행 주도권 잡기 사활주거래 고객 혜택 상품 봇물처럼 쏟아져
이씨같은 고객의 맘을 잡기 위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계좌이동 2단계 시행으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자동이체 규모는 지난해 기준, 26억1000만건, 799조8000억원에 이른다. 또한 현재 수시입출금식 계좌 시장 점유율에서는 KB국민은행이 23%로 1위다. 이어 신한은행 13.6%, 우리은행 12.9% 순이다.
주거래 은행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사실상 시작된 만큼 은행권은 승부수를 띄우며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는 집토끼(단골 고객), 산토끼(타은행 고객) 가릴 상황이 아니다는 얘기다.
일단 이들 대형은행들은 집토끼 수성에 혈안이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은행들이 금리 우대 등 각종 혜택을 내세운 주거래 통장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순익 1위’ 신한은행은 그동안 금융의 본업을 통한 고객관계 강화 및 고객가치 제고에 초점을 두고 계좌이동제에 대비해왔다.
실제 20대는 ‘S20 통장’ 직장인 및 주부 등 3040세대는 ‘주거래 우대통장 ’ 50대 이상은 ‘미래설계 통장’ 등의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그룹 주거래 고객 우대제도인 Tops 클럽 제도를 고객 중심으로 개편하고 전열을 정비했다. 그룹거래실적에 따른 우대금리 부여하는 주거래 우대적금 등도 잇따라 출시하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결제계좌 사용고객에 대한 포인트 적립을 강화한 주거래 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의 계좌이동제 관련 행보도 ‘광폭’에 가깝다.
최근 KB국민은행은 계좌이동제를 대비해 금융 소비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금융상품 라인업을 완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국민의 평생 금융파트너’로 슬로건을 새롭게 정한 맥락과 함께한다.
계좌이동제를 대비해 KB국민은행이 야심차게 준비한 라이프사이클 금융상품 라인업에는 ▲주니어라이프(Youth 고객) ▲청춘라이프(사회초년생) ▲직장인라이프(직장인) ▲골든라이프(은퇴·노후 고객) 등 KB국민은행 상품 컬렉션은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전 세대를 아우를 뿐만 아니라, 세대 별 맞춤형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고객의 선택권을 넓혔다”며 “KB국민은행은 라이프 사이클에 따른 계좌이동제 대비 상품 라인업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역시 올해 은행권 최초 ‘주거래 고객’ 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선제적으로 통장, 대출, 카드 상품을 묶는 ‘우리 주거래 패키지’를 출시했다. 계좌이동제를 대비해 선제대응 차원의 단계별 전략을 수립한 것이다.
실적도 좋다. 10월 기준으로 우리 웰리치 주거래통장(3월 출시) 실적은 101만좌, 판매잔액 1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중은행에서 올해 출시한 주거래고객 전용 상품 중 가장 높은 실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계좌이동제 대비 기존 은행들의 단순한 수수료 우대 위주의 일시적인 신규고객유치 실적 중심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주거래고객을 대상으로 ‘결제성 자금계좌의 유입과 이탈방지전략’을 종합적으로 수립했다”고 밝혔다.
KEB하나은행은 스케일(규모)이 다르다.
KEB하나은행은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둔 지난달 7일 ‘통합 하나멤버스 주거래 우대적금’을 출시했다. 하나멤버스는 하나금융그룹이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등 6개 관계사에서 적립된 포인트 이외에 OK캐쉬백, SSG 머니(신세계 포인트)의 제휴 포인트까지 한 데 모아서 바로 현금화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를 연계해 만든 ‘통합 하나멤버스 주거래 우대적금’은 개인 및 개인사업자 고객 대상 1년제 자유적립식이다. 다양한 이체 거래 및 ‘하나멤버스’ 앱 회원가입, 로그인 등을 통해 최고 0.8% 우대금리를 받으면 최고 금리는 연2.7% 까지 올라간다. 이 상품은 출시 보름만에 5만좌를 돌파했다.
또 KEB하나은행의 통합기념 상품인 ‘통합 행복투게더 정기예금 및 적금’도 청년실업 해소에 대한 고객 관심 등이 더해져 출시 한달에 10만좌를 돌파해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통합기념 상품 3종은 계좌당 1,000원씩 청년실업 해소에도 지원하는 상품이다”며 “고객과 더불어 행복한 금융을 실천하려는 KEB하나은행의 의지가 표현됐으며 앞으로도 편리한 금융혜택 제공과 사회적 책임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계좌이동제를 준비하는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보다 좋은 상품을 만들어 기존 고객은 잡고 신규 고객은 끌어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하나멤버스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 중이라 계좌이동제에 대해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NH농협은 계좌이동제 대전에서 ‘소리 없이 강하다’는 말로 표현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 달 초, ‘3종 주거래상품’ 패키지의 가입좌수가 이미 28만좌, 가입금액은 1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3종 주거래상품 패키지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NH성공파트너 패키지’, 연금수령 고객을 위한 ‘NH All100플랜 패키지’, 직장인 고객을 위한 ‘NH주거래우대 패키지’ 등 3가지 패키지 상품을 말한다.
모두 올해 5월 이후 출시된 패키지 상품으로 단기간에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NH주거래우대 패키지’상품은 출시 10일 만에 1000억원을 돌파하며 계좌이동제 대전에서 NH농협은행의 ‘에이스’로 부상했다.
이런 배경에는 ▲조건 충족 시 최대 연2% 금리우대 ▲농협 자동화기기 수수료 무제한 면제 ▲ 별도의 서류 없이 최대 3백만원까지 간편대출 ▲ 보이스피싱 무료보험 가입 등의 혜택 등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계좌이동제는 단순한 이슈가 아니다”며 “생존을 위한 통과의례이기 때문에 선점전략에 따른 영업 방법 다변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연말연시와 내년 초부터 시중은행들 간 본격적인 고객 유치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계좌이동제와 관련 10월 30일부터 2단계가 시행됐고, 내년 2월부터는 적금과 월세 등의 자동송금 조회 및 변경이 가능해진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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