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횡포···‘짚코드’ 中企 존폐위기

16년 제공 서비스 시행 땐 중소기업 파산 불보듯

금감원, 기업피해는 인정 해결은 기업이 알아서

朴정부 창조경제 정책과 정면 배치 재검토해야

금융감독원이 금융개혁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주소일괄변경 서비스’가 한 중소기업을 존폐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국민체감 금융관행 개혁’의 추진 과제 중 하나로 ‘금융거래 수반 주소 일괄변경 서비스’의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금융소비자가 이사나 이직을 했을 때 은행·카드사·보험사 등 금융사에 등록된 주소를 한번에 변경해 주는 서비스로 내년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는 이미 지난 16년전부터 짚코드란 중소벤처기업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짚코드는 지난 1999년부터 은행·카드사·보험사 등 금융사는 물론 휴대폰 마트·백화점 등에 등록된 주소까지 변경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따라서 금융분야의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금감원이 내년 서비스를 시행할 경우 해당 중소벤처기업은 파산 내지 도산의 길로 몰리게 된다. 금감원은 해당 기업이 피해를 입는 다는점을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피해 기업이 직접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짚코드 관계자는 “금감원의 서비스가 시행될 경우 제휴하고 있는 전체의 3분의2에 달하는 금융회사가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며 “결국 회사는 막대한 영업손실로 파산이 불가피해 진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소비자의 신청방식, 변경대상 정보, 변경정보 전달방식 및 참여회사 범위 등에서 해당 업체와 다른 서비스”라며 민간 사업영역 침해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민간기업의 서비스에는 불과 1% 정도의 금융사만 참여를 하고 있어 주소일괄변경에 필요한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계획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감원의 이러한 해명에도 금감원이 민간기업의 사업영역을 침해 했다는 지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짚코드 관계자는 “금감원과 짚코드 서비스의 차이는 이메일과 전화번호 수집의 차이일 뿐”이라며 “서비스의 목적과 진행 절차 등이 모두 동일한 시스템”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가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소기업의 피해는 고려하지 않는 금감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주소일괄변경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면 회사가 문을 닫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토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