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우디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 MOU 체결
해양플랜트 사업 표류로 사상 최악의 위기에 몰린 현대중공업이 오너십으로 위기탈출을 나서는 모습이다.
정몽준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기회실 총괄부문장(상무)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3세 경영’ 시대를 예고한 것이다.
11일 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주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현지에서 진행된 MOU 체결식에는 정기선 상무가 직접 참석하면서 직접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아람코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에 나선 것은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석유운송·해양·플랜트 등 주요 기간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MOU를 계기로 현대중공업은 조선·엔진·플랜트 등 분야에서 합작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MOU 체결은 지난 3월 알 팔리 당시 아람코 사장(현 아람코 회장이자 사우디 보건부 장관)의 현대중공업 방문과, 4월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 및 아람코 이사진의 연이은 현대중공업 방문으로 시작됐다.
당시 이들을 영접했던 정기선 상무는 즉시 TF팀을 구성해 협력사업 준비에 착수하는 등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이후 수차례 사우디를 방문해 실무협상을 지휘하면서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단계부터 MOU체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챙겼다.
해양플랜트로 좌초 위기에 놓인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이번 MOU를 통해 중동지역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하면서 재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를 오너 3세인 정 상무가 직접 챙김으로써 향후 그가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준 대주주는 현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정 상무는 지난해 10월 정기인사에서 32세의 나이로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대일외고, 연세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정씨는 ROTC로 병역 의무를 마친 후 외국계 금융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국민일보 인턴기자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했으나 그해 7월 미국 스탠퍼드대 유학길에 올라 MBA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입사해 실무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한 그는 울산 본사의 경영기획팀에 배치돼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현대중공업 측도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정기선 총괄부문장의 역할과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며 현대중공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상무는 “지난 1976년 현대그룹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그룹의 성장을 이룬 것은 물론 사우디 산업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며 “이번 현대중공업과 사우디 아람코와의 협력관계 구축은 우리나라 조선·플랜트 산업을 재도약 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사우디 경제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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