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두산타워 입지로 시내 면세점 사업 진행···중공업 중심 사업구조에 변화 예상
두산이 면세점 사업 특허권을 손에 넣으면서 유통기업으로의 부활을 선언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 등 유통공룡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 특허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두산은 동대문 두산타워를 입지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대문은 명동 다음으로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가 많이 찾는 곳으로 꼽힌다. 또한 두산타워에 입점한 저가의 의류 브랜드를 활용해 폭넓은 가격대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산은 지리적 이점을 살림으로써 동대문을 중심으로 한 관광 벨트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동대문에는 면세점이 없으며 올해 중순 진행된 면세점 대전에서도 여러 업체들이 해당지역을 후보지로 내세웠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두산그룹은 1960년대 건설·식음료, 1970~1980년대 유통·기술·소재부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성장한 기업이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을 운영한 적은 없지만 다양한 사업을 통해 유통부문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산 측에서도 지난 16년간 ‘두타’를 운영하며 연간 700만명의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하는 동대문의 랜드마크로 키웠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두산은 1996년 창업 100주년을 맞아 사업구조 재편을 천명하고 소비재 위주였던 사업을 중공업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OB맥주 등 주요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하고 23개 계열사를 ㈜두산, 두산건설, 두산포장, 오리콤 등 4개사로 통합했다.
이밖에도 발전·담수 사업에 주력하는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 고려산업개발,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 등을 인수함으로써 중공업 사업을 집중 육성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세계 경기불황으로 두산의 주요 사업인 건설·조선·중공업·기계 부문 등이 극심한 부진에 빠졌으며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두산이 올해 갑작스럽게 면세점 사업에 대한 출사표를 던진 것도 유통사업을 다시 넓힘으로써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면세점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약 20%의 성장을 이어가는 등 유통부문 중에서도 전망이 좋은 사업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두산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기존 중공업 중심 사업구조에서 방향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지난 15년간 진행해온 사업구조 재편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동현수 두산 사장은 “동대문 상권의 염원을 담아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쁘다”면서 “동대문 상권 부활을 돕고, 동대문을 서울 시내 대표적 관광 허브로 키워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면세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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