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硏 “韓기업 성장성·수익성 하락해 글로벌 경쟁력 위기”

한경연, ‘위기의 기업경쟁력, 실상과 극복방안’ 세미나

전문가들, 기업 경쟁력 제고 위해 노동시장 개혁, 기업 사업재편, R&D투자확대 필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제조업체가 주요 선진국 제조업체와 달리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6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위기의 기업경쟁력, 실상과 극복방안’ 세미나에서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0.52%로, 선진국 4.16%, OECD 회원국 3.69%, 신흥국 5.06% 중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신 교수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우리나라 200대 제조업체의 매출액증가율은 20.99%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2009년 6.33%로 떨어진 뒤 지난해 0.52%로 하락했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 제조업체의 매출액증가율은 2009년 6.95% 하락했지만, 2010년 8.65%로 회복한 후 2012년 4.19%, 2013년 3.69%, 2014년 4.16%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률도 우리나라는 2000년 6.79%에서 2014년 4.23%로 하락했지만, 주요 선진국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0년 6.17%에서 2014년 8.01%로 상승했다.

2010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는 2011년 4.83%, 2012년 4.17%로 감소하고 있지만, 선진국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8%대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아진 경제성장률과 수출 중심 산업구조로 환율 등 통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고정비 성격의 비용이 많아 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동시장 개혁과 기업 사업재편, R&D투자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는 “대기업 노동조합은 높은 독점력을 이용해 임금을 끌어올리고 연공서열에 기초한 호봉제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일반해고, 경영상 고용조정의 규제 완화, 대체근로 허용, 임금체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병기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재편이 판가름할 것”이라며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사전적인 사업재편을 뒷받침하는 기업활력촉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상장기업인 약 525개 기업은 평균 R&D 대비 무형자산과 평균 R&D 대비 시가총액 등 R&D 투자 효율성 지표가 한·중·일 가운데서도 떨어진다”며 “기업의 혁신적 전략 추진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와 R&D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가 체계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