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총선 자진사퇴 포함 시 20곳 기관장 없어연말 기관장 공모 착수···정기인사 맞물려 혼선 예상기관장 선임 ‘본선’은 내년 2월···인사 폭풍전야
문제는 정기인사가 겹치면서 전후임 기관장과 간부급간 인사가 부딪치면서 대규모 인사혼란도 예상된다. 여기에 내년 4월 총선출마를 위해 자리를 내놓기로 한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도 등장하면서 온 연말 인사는 ‘혼란’그 자체다. 이 때문에 올 연말 인사는 정기 인사 등 ‘소폭’에서 마무리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관장 공석 20곳
현재 정부부처 산하 공공기관에 기관장이 공석인 곳은 총 12곳으로 파악된다. 국민연금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 정부법무공단, 한국남부발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원자력의학원, 한국중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투자공사 등이다.
올해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전력공사와 임기 종료 후 후임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한국석유공사를 포함하면 14곳으로 늘어난다.
이 중 안전공단, 중부·남부발전, 보건의료원, 법무공단, 원자력의학원 등은 3~5개월 간 기관장이 장기공석 상태다. 부처별로 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의 기관장 공석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5개월 넘게 공석을 유지하고 있는 중부발전과 지난 8월부터 임기가 종료된 서문규 석유공사 사장, 11월7일 임기가 끝난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은 후임인선이 늦어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남부발전도 80여일간 기관장이 공석이다. 12월 16일에는 조환익 한전 사장도 물러나지만 아직 후임 인선 작업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광물자원공사는 최근 5개월 넘게 기관장 공석이 유지되다 최근 특허청장 출신 김영민 전 청장이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다.
법무부와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은 각 2곳,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문화체육부·미래창조과학부·여성가족부 등은 각각 1곳이다.
기관장 공석사태는 내년 초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월 총선출마를 위해 자진사퇴하는 기관장을 포함하면 ‘선장’이 없는 기관이 20곳이 넘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현재 최소 5곳에서 8곳의 기관장이 총선을 위해 자진사퇴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인사 시작도 못해
당장 올해 12월부터 일부 공기업을 중심으로 기관장 인선을 위한 공모를 내 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인사태풍이 시작될 전망된다. 이 때문에 정기 인사를 제외하고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기관장을 공모절차에 들어가는 곳은 산업부 산하 한전, 석유공사, 남부·동서·중부발전 등이다. 이들 기관은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후속 절차가 늦어진 것은 정부의 방침이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연되고 있었다.
중부발전은 올해 12월 2일부터 기관장 공모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동서발전은 이달 말 이사회에서 1차 사장추천위원회 일정을 정하고 공모에 착수하고, 한전과 석유공사도 다음 달 중 공모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임 기관장 임명까지 통상 2개월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공기업들은 연말연초 간부급 정기인사와 맞물려 있어 기관 내 인사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도 예산안과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인원배치는 연말연초에 마무리돼야 하는데, 전임 기관장과 신임기기관장 간 공백으로 한 해 사업과 간부급 인원배치의 연계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신임 사장 공모절차가 이사회를 거친 뒤 12월 중순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임 사장이 12월 중순 경부터 시작될 간부급 정기인사를 마무리하고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공기업 관계자도 “내년부터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는데, 이번에 이를 감안해 보직이 변경될 간부급 인사시즌이 새로 오게 될 신임 사장 임명 시기와 애매하게 겹칠 수 있다”며 “현재 기관장직을 맡고 계신 분이 (인사에)어느 정도 손을 댈 수밖에 없는데, 신임 사장이 오고 난 뒤 재차 인사이동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귀띔했다.
◇본격 인사는 내년 초
일부 공기업의 기관장 인선작업이 돌입했지만, 본선은 내년 1~2월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수개월 간 기관장 공석을 유지하면서도 인선작업에 착수하지 않다가 경영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일부 기관장에 대한 공모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를 두고 비판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크다.
통상 이사회 결정이나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공모 등을 거치는 시간이 2개월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기관장 인선 시점을 내년 1~2월로 계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후임자를 내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번 공모가 늦춰지다 본격적인 작업을 내년 초부터 총선 이전 사이에 일괄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 3월 24일부터 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기 전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 중 기관장 자리를 꿰 찰 수 있는 시기가 2월 정도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 공공기관 정상화를 강하게 외치고 있지만, 오히려 기관장의 장기 공석은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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