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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신년사]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등록 2016.01.01 07:00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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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 여러분!

다사다난했던 을미년을 뒤로하고 희망찬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지난 한 해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모든 금융인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2015년을 돌이켜보면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지속되고, 10년 가까이 지속되었던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 마감과 함께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우리 금융산업도 어려운 한해를 보냈습니다.

대외적으로 중국과 자원중심 신흥국의 성장률 둔화, 유로존·일본의 양적완화 정책 대비 미국의 금리인상 으로 대변되는 선진국 금융정책의 괴리로 인한 금리, 환율 및 상품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내적으로도 주력산업의 수출둔화 등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등 어려운 경제, 금융환경이 지속되었습니다.

한편, 어려운 금융환경이었지만 금융개혁을 위하여 금융당국과 시장이 혼연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금융개혁을 추진한 결과 우리 금융의 규제환경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한 해 였습니다.

지난해 추진된 금융개혁은 과거 탁상공론식 거대 담론 위주의 금융개혁과는 달리 금융산업 현장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추진함에 따라 금융개혁에 대한 금융시장의 체감도가 높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금융회사의 배당, 가격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개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금융당국의 역할은 과거 세세한 부분까지 사전적으로 개입하던 ‘코치’에서 ‘심판’으로 변신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금융정책 방향도‘사전규제’에서‘사후관리’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금융규제 운영규정 제정 등을 통해 금융개혁이 전시적 일회성이 아니라 상시적이고 항구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주었습니다.

지난해에 있었던 이러한 금융개혁 과제들의 성공적인 추진에 따라 우리 금융산업도 높아진 자율성을 바탕으로 수익성 제고 등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금융인 여러분!

지난해 시작된 계좌이동제 서비스가 20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은행간 고객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과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금융회사들로 하여금 생존을 위한 변화를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한편,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미국 달러 장기금리와 한국의 원화 장기금리가 역전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외환보유고, 경상수지 흑자, 양호한 외화채무 건전성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나라의 금리가 바로 따라서 상승할 필요는 없으나, 중장기적인 국내 시장금리 상승 또한 잠재적 위험요인입니다.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가계부채 또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향후 금리인상 등 외부 충격에 따른 부실화가 금융권까지 이어지는 연쇄부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금융인 여러분!

우리는 금융개혁에 따른 새로운 금융환경의 변화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변동성의 확대와 기업구조조정 및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미래의 성장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우선, 금융업권·금융회사별로 강점을 살려 시장의 요구에 맞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함으로써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과 변화를 도모해야 하겠습니다.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며 유사한 상품과 서비스를 가지고 가격 위주의 과당경쟁과 자산규모 확대에 몰입하던 기존의 경영방식으로는 더 이상 우리 금융회사들이 생존을 담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글로벌화와 양적 성장 위주의 대형화라는 2G(Global, Gigantic)를 추구하던 세계 금융의 추세가 이제는 규모보다는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모델인 ‘2S(Simple, Strong)’로 변화하고 있고, Wellsfargo나 산탄데르 등으로 대변되고 있는 이러한 방식이 유효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은 국내 금융회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둘째, 금융회사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IT와 금융이 융합하는 핀테크(fintech) 확산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변화와 무한경쟁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이를 선도함으로써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하겠습니다.

IT기업의 지급결제 등 새로운 서비스의 제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은 우선 지금까지 유지되어 오던 아날로그 시대의 금융관행이나 규제가 디지털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이러한 변화가 기존 금융권에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기존 금융회사들은 효율성 제고라는 도전적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핀테크 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여 우리 경제와 금융산업 발전의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혁신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많은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오랜 금융노하우를 구축해온 금융회사들이 협업을 통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셋째, 금융회사들은 금융개혁 등을 통해 높아진 자율성을 토대로 은행의 수익성 제고해야 합니다.

자본비용을 능가하는 적정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금융산업이 성장하고 경제혈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으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체력을 비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은행산업의 경우 업무대행 중심의 수수료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외환·파생상품, 투자은행 업무 및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강화하여 새로운 수수료 수익원을 발굴·확대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여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포화상태인 국내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된 시점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여 새로운 성장동력과 수익원을 창출하여야 합니다.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기회가 있는 국가 몇 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진출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중장기적 시야를 가지고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현재 각각 10% 정도를 차지하는 은행의 해외수익과 수수료 수익을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와 금융 및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 은행산업 수준, 즉 각각 30%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금융산업이 신뢰에 기반을 두고 있는 산업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내외적으로 금융의 패러다임 자체가 금융회사의 건전성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로 무게중심이 옮겨 가고 있습니다.

특히, 갈수록 복잡해지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로 인해 불완전 판매 등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금융상품의 설계, 판매 및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충실한 소비자보호 시스템을 구축하고,

금융산업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여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금융인 여러분!

금융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녹녹치 않은 병신년 새해에 우리 모두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제구포신(除舊布新)’의 자세로 구시대적 사고와 태도를 버리고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금융산업이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이자 국민의 신뢰를 받는 핵심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016년이 금융산업 변화와 도약의 이정표가 되었던 한 해로 훗날 기억될 수 있도록 우리 금융인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올 한해 여러분 모두 소망하시는 일 다 이루시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경남 기자 secrey978@

뉴스웨이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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