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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경제제재 해제···韓경제 양날의 검

이란경제제재 해제···韓경제 양날의 검

등록 2016.01.18 14:08

수정 2016.01.18 14:11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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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금맥’ 이란···자동차·조선·해양·석유화학·건설 수혜저유가 가속화·제재복귀 시 대규모 프로젝트 중단 등 위협도정부 움직임 늦어 이란시장 선점 뒤쳐질 우려도 제기

사진 = pixabay사진 = pixabay


37년 만에 이란의 경제제재 빗장이 벗겨짐에 따라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출시장 확대와 건설·조선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원유수입 다변화 등이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다만 이란이 원유시장에 전격 복귀함에 따라 유가가 10달러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핵개발 중단 등의 약속을 어길 경우 언제든 제재복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장기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또 이란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각국에 비해 정부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교역과 투자금 송금 등이 가능해졌다.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는 분명 우리수출에 호재로 작용한다. 이에 정부는 즉시 각종 제도를 개편해 교역과 투자를 정상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이란제재에 동참했다. 당시 대(對)이란 수출은 최고치인 63억 달러 수준에서 이후 37억 달러로 하락했다. 무역규모도 2011년 174억 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해 57억 달러로 곤두박질 쳤다.

이란시장의 핵심은 성장가능성에 있다. 인구 8000만명,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2위, 중동지역 2위 규모의 자원부국 돈줄이 풀리기 때문이다. 구매력 기준으로 1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이란은 제재가 해제되면 2020년까지 약 214조원 규모의 대규모 건설프로젝트를 발주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인 자동차는 제재 이전 수준인 170만대 수출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조선·해양도 물동량과 발주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석유화학과 정유업계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돼 수입다변화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설업계는 인프라 시설에 대한 발주가 증가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이다.

이란이 급부상한 ‘수출 금맥’인 만큼 경쟁자도 많고, 리스크도 있다.

이란경제제재 해제···韓경제 양날의 검 기사의 사진


자원이 풍부한 이란이 본격적으로 세계 원유시장에 뛰어들면 유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 영국 BBC 등은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150만 배럴 늘어 43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등 투자은행들은 유가가 배럴당 10달러대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저유가에 대한 축복보다 저주를 더 크게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저유가 장기화가 계속되면서 우리나라 수출단가가 하락하고, 산유국의 재정악화로 수출부진이라는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3대 원유가격 평균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란의 원유공급으로 우리기업의 원유수입 다변화라는 긍정적인 요소보다 사상 최저로 떨어진 유가에 따른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건설, 플랜트 등 대이란 대규모 프로젝트도 이란의 핵개발 중단 약속 등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언제든 제재복귀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란과 계약서 체결 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 복귀 시 배상금 없이 계약이 자동 해지된다’는 문구를 포함시키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계약부터 건설 착수, 완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프로젝트가 중간에 끊길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감이 떨어지는 부분이다.

이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중국·일본·프랑스·독일 등과 달리 정부의 대이란 수출 추진 움직임은 다른 국가들보다 느리다.

외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 대표단은 2월 에너지협력을 위해 이란을 방문한다. 유럽 기업들도 이란 제재해제 전부터 계약체결을 준비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에어버스는 제재해제 전 항공기 114기를 판매키로 했다고 현지언론이 전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는 19~23일 중 이란을 국빈방문한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이미 이란을 방문해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독일, 일본 등의 기업들도 적극적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한·이란 경제공동위는 2월 말 이후에나 열린다. 국내기업의 이란진출 지원방안도 아직 검토 중에 있다. 경제사절단 파견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란 교역 및 투자지원센터(가칭)’은 아직 설치되지도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기관과 기업설명회를 수시로 개최해 이란진출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애로사항을 적극 해소해나가고, 교역 관련 정보도 코트라의 ‘이란 진출기업 지원센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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