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核제재 해제]이란 바이어 90% “韓과 교역 확대할 것”

핵무기 개발 의혹과 관련해 이란에 가해졌던 경제·금융 제재가 16일(현지시간) 해제된 이후 이란의 해외 교역이 가능해진 가운데 한국 기업과 거래하는 이란 바이어의 대다수가 한국과 교역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트라는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자동차, 자동차 부품, 가전, 의료기기, 석유화학 등 각 산업 분야의 이란 바이어 521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응답한 바이어의 90%가 한국과의 교역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란 바이어의 52%는 제재 해제 후 한국 기업과 거래가 현재보다 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 바이어의 44%는 한국 기업과 거래를 최대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란 바이어들이 한국산 제품 수입 확대를 계획하는 이유로는 수입 장벽 완화가 37%로 가장 많았고 합리적 가격(20%), 기존 거래처와 원활한 거래경험(18%), 품질 경쟁력(17%), 한국 기업과 우호적 관계(7%), 기타(1%)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제품 수입 확대를 위한 이란 바이어의 요구 사항은 가격 인하가 38%로 가장 높았고 적극적 자금 조달(20%), 사후 관리 서비스 제공(15%), 품질 제고(9%), 사업 독점권 부여(1%), 기타(17%) 등으로 집계됐다.

제재 해제 이후 가장 선호하는 교역 상대를 묻는 질문에는 221개사가 유럽연합(EU)을 택했고 중국(166개사), 한국(81개사), 일본(32개사), 터키(15개사), 기타(6개사)가 뒤를 이었다.

이란은 경제 제제 장기화에 따른 경기불황 지속과 경제 상황 악화 영향으로 가격 중심 시장이 형성돼 중국산이나 터키산 등 저가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유럽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제재 이전부터 유럽산을 선호하는 소비 문화가 있어 제재 해제 후 이란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트라는 우리 기업의 이란 시장 선점을 위해서 가격·품질 경쟁력의 제고와 현지 물류·결제 시스템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개발, 적극적 사후 고객관리 서비스, 선적·배송기간 단축, 다양한 대금 결제수단 제공 등 다양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김승욱 테헤란 무역관장은 “성공적 이란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제재 해제 후 개정되는 현지 법규와 제도의 내용과 절차,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 등을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경쟁 심화 이전에 미리 경쟁 기업 동향을 파악하고 시장 정보를 꼼꼼히 수집하는 등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