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혁신 금융소비자 관점으로 접근해야

이사회, CEO 견제 기능도 강화해야

금융산업의 혁신을 위해 앞으로는 금융소비자 관점으로 접근해야하며 이사회를 통한 경영진의 책임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산업 주요 현안과 과제’라는 발표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임형석 연구위원은 먼저 현재 금융산업 환경이 처한 환경에 대해 “장기적으로 금융회사에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저성장이라는 뉴 노멀로의 적응이 불가피한 가운데 정부가 금융규제를 완화시키며 자율성과 책임성이 제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임 연구위원은 “특화된 서비스 제공,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고객이해도 제고 등으로 고객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금융소비자 중심의 금융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규제 개혁의 지향점은 “고객의 니즈에 맞는 금융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통한 고객이익 극대화”라고 진단했다.

이어 고객 니즈에 맞는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공과 함께 규제완화를 활용해 금융회사의 역량을 제고하게 되면 금융회사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소비자 눈높이에 부응하는 의사소통도 강조했다. 임 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소통의 단순화는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므로 금융상품 공시노력이 강화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산업의 혁신을 위해 이사회를 통한 경영진의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사회를 통한 CEO의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연구위원은 “은행지주 이사회 역할이 중요하며 CEO와의 경영약정 등을 통해 CEO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이사회가 CEO와 경영약정을 맺고 CEO가 수행해야 할 주요 업무와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이의 이행여부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경우 해임까지 가능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를 예시로 들었다. 임 연구위원에 따르면 보잉사 이사회는 지난 2005년 3월 7일 당시 CEO였던 해리 스톤사이퍼를 취임 시 이사회와 약속한 윤리강령 위반을 이유로 취임 15개월만에 퇴진시킨 바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단 CEO 책임성 강화와 동시에 경영능력이 검증된 CEO의 경우 장기 재임할 수 있는 여건을 사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어 국내 은행지주회사에 대해 “국내 이사회 경우에는 이사회의 역할을 명시화 하고 있지만,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해 이사회의 사전적인 모니터링 기능이 수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CEO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이사회 역할 제고를 통해 은행지주회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이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경남 기자 secrey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