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윤동주 시인이어야 했을까, 또 왜 흑백영화여야 했을까. 수 많은 물음에 '동주'가 답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단로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강하늘, 박정민, 이준익 감독이 참석했다.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1945년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강하늘)와 독립운동가 송몽규(박정민)의 빛나던 청춘을 담은 영화다. '왕의 남자', '사도'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동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영화로 제작되었다. 이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처음부터 흑백영화를 찍겠다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단 한 번도 칼라로 제작하려고 한 적이 없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준익 감독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흑백사진 속 윤동주 시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 일제시대를 재현하는데 있어서 막대한 비용을 윤동주 시인에게 부담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윤동주 시인을 연기한 강하늘 역시 흑백영화가 가진 매력에 대해 역설했다. 강하늘은 “집에서 흑백영화를 보는 것을 즐긴다. 지인들이 많이 나왔던 영화 ‘지슬’과 ‘쉰들러리스트’를 좋아했다. 내가 왜 흑백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몰랐는데 감독님과 작업을 통해서 그 장점을 알았다. 흑백영화는 다른 것에 시선이 안가고 인물에 시선이 가더라. 효과적으러 감정을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강하늘은 “주로 책을 읽을 때 소설을 읽는데, 흑백영화와 비슷하다. 소설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많은 그림을 그린다”라며 “완성된 ‘동주’를 보며 느낀 것은 흑백영화가 아니라 컬러풀한 영화 같았다. 내 마음대로 색을 입히며 봤던 것 같다”라고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윤동주 시인을 연기한 강하늘은 촬영 내내 부담감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최대한 상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영화를 준비하며 다큐도 보고 다시 한 번 윤동주 시인의 시집도 찾아 읽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하늘은 배역을 위해 기울인 남다른 노력에 대해 말했다. 그는 "윤동주 시인의 팬이었다. 무의식중에 윤동주 시인이 거대하고 거창한 이미지를 그려놓았었다. '동주' 대본을 보며 좋았던 것은 윤동주 시인도 나와 비슷한 젊은이였다는 점이었다. 질투심, 열등감, 패배감, 승리감 등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젊은이였을 거다. 그런 점이 충격으로 다가왔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전했다.
강하늘은 "머리속에 있었던 윤동주 시인은 순결하고 고결한 시인일 뿐이었는데, 나와 가까운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던 대본이었기에 충격을 받았고 선택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송몽규를 연기한 박정민은 작품에 대해 말을 하던 중 돌연 눈물을 흘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일제 시대 당시 그 분들이 받은 한의 크기를 잘 모르겠다. 죄송한 마음 뿐이다"라고 말하며 울먹거렸다.
박정민은 "감독님이 캐스팅을 하시면서 박정민이 송몽규다 라고 말씀해주셨다. 여러가지 책도 보고 그렇게 하면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라며 울컥하는 듯 진정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죄송해서 계속 눈물이 나려고 한다"라고 말하며 배역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한편 영화 '동주'는 2월 18일 개봉한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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