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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경질설···오너 없는 회사의 설움?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경질설···오너 없는 회사의 설움?

등록 2016.02.17 07:17

수정 2016.02.17 09:39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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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수장 바뀌며 불거져 나와
금융권 박영식 사장 흔들기 시각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출처=대우건설)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출처=대우건설)

오는 7월 연임이 예상됐던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이 경질설에 휘말려 파장이 예상된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수장(首長)이 홍기택 회장에서 이동걸 회장으로 교체되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터라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금융권의 ‘보이지 않은 손’이 박영식 사장 흔들기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영식 사장 2008년 이래 최대실적 = 박영식 사장의 경질설은 산업은행 출신 인사를 사장 자리에 앉히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얘기와 함께 금융권을 중심으로 번졌다. 산은으로선 대우건설 기업가치나 주가가 높아져야 대우건설을 매각할 수 있는데 주가가 액면가(5000원) 수준에 그치다보니 특단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실적만을 볼 때 경질설은 다소 의외다. 박 사장이 취임한 2013년 이후 성적표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에 영업이익 42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는 3346억원의 흑자(잠정)를 기록했다. 2008년 이후 최대실적이다. 작년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는 순차입금을 줄이고 부채비율을 낮추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문제를 삼을 수 없다. 특히 6년 연속 주택공급 실적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주택시장에선 빼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도 경질설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업계에선 최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사령탑이 홍기택 회장에서 이동걸 회장으로 바뀌는 시점에 터져나온 교체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 홍기택 회장은 물론 이동걸 회장도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후의 인연이 회장자리 영전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얘기다. 이른바 ‘친박 보은 인사’다.

정권 실세이거나 이들과 친분이 두터운 이들이 산업은행 수장은 물론 주요 보직까지 장악하다보니 그 자회사인 대우건설의 CEO(최고경영자)인 박영식 사장이 휘둘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시 말해, 정권의 입김이나 금융권 실세들의 보이지 않는 알력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 ‘대우맨 기업가치 못 올린다’ 판단 관측 = 오는 7월 후임 사장으로 산업은행 출신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부분이다. 대우건설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내부출신 인사를 사장으로 올린다는 불문율에 가까운 관행이 있다. 사장 경질도 모자라 대우건설 출신을 배제 하고, 산은 출신 인사를 사장으로 교체한다는 건 대우건설 임직원들에겐 굴욕에 가까운 사건이라는 의미다.

때문에 산은 출신 사장설에 대해 업계에선 대우건설의 가업가치와 주가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언젠가 대우건설을 매각해야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선 대우건설의 주가가 올라가 줘야 매각을 추진하기 쉬워진다. 헐값 매각이나 혈세 낭비였다는 비난을 피해야하기 때문. 하지만 대우건설의 주가는 여전히 액면가(5000원)수준에 머물러 있다.

산은이 지난 2010년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에 투자할 당시 주가는 1만5000원대다. 산은은 당시 대우건설 주가를 두배 이상 올려 적당한 주인을 찾거나 M&A시장에 내다 팔겠다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주가가 5000원대에 불과하다보니 매각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매각한다면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감수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대우건설 내부 출신 사장을 기용해 왔지만, 기업가치가 전혀 오르지 않은 만큼 산은 출신 사장이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내부출신 CEO 관행 깨질라···대우건설 긴장 = 최근 산업은행의 입지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해양 현대상선 등 비금융자회사들의 조단위의 부실로 궁지에 몰릴데로 몰린 상황이라 조선·철강·해운·건설 등 중후장대 산업 자회사들에 대해 고강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에 내몰린 것. 산은 자회사의 부실은 국민의 ‘혈세낭비’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

대우건설은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나름대로 빼어난 성적를 거머쥔 박영식 사장 교체도 부담스러운데 그 자리를 산은 출신 인사가 꿰찰 수 있다는 얘기마저 들리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든든한 우산이 되어주는 건 고맙지만 수장자리까지 내어 주는 건 의미 자체가 다르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면 산은출신 최고재무책임자(CEO) 부사장에 의한 일부 경영 참여 수준이 아니라 건설 비전문가인 은행출신 수장의 진두지휘를 받아야한다는 엄청난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물론 일각에선 여전히 박영식 사장의 연임설이 나오기도 한다. 지난해 성공적인 실적을 올린 박영식 사장을 교체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올해 해외건설 수주는 물론 국내 건설·부동산경기조차 불확실성이 강해 이 참에 사장 교체카드로 분위기를 크게 쇄신해야 대우건설이 제2, 제3의 대우조선해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대주주인 산은의 판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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