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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이번엔 제대로된 주인 찾을까

대우건설, 이번엔 제대로된 주인 찾을까

등록 2015.09.14 16:05

수정 2015.09.17 13:42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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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 매각 논란 여전···덩치 커 인수자 찾기 미지수

대우건설 사옥(출처=대우건설)대우건설 사옥(출처=대우건설)



국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우건설의 ‘조기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 언론매체와 만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거느리고 있는 대우건설 등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조기 매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나서 부터다.

하지만 시장 여건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대우건설을 매각할 경우 사실상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다음달 만기되는 KDB밸류제6호의 펀드의 운영을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사모투자펀드(PEF)인 KDB밸류제6호는 대우건설의 지분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산은이 전액 출자한 펀드다.

기존 산은은 대우건설의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 대신 기업가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6000원대 수준인 대우건설의 주식 가격은 산은 사모펀드가 투자할 당시의 평균 주가 1만 50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당장 매각한다면 단순 주식 투자 차액만 따지더라도 2조원 가까운 손실을 떠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산은이 조기 매각을 주저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산은을 지휘하는 금융당국이 대우건설을 포함한 산은 자회사 매각 방안 마련에 들어가면서 펀드 운영 기간과 상관없이 매각 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실제 임종룡 위원장은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산업은행이 거느리고 있는 비금융 자회사 중 구조조정이나 창업 지원의 목적이 달성된 기업은 조속히 매각을 추진하겠다”며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도 매각 대상이며 벤처 지분도 팔아야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중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할 강화 방안과 함께 비금융 자회사 매각에 관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매각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정책금융 지원 목적이 달성된 비금융자회사는 신속하게 매각하도록 하다는 것이 금융위의 의중인 만큼 펀드가 만기되기 전이라도 매각 작업이 진행될 공산이 적지 않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헐값 매각 논란이다. 현 시점에 대우건설 매각이 추진될 경우 산업은행 입장에서 최소 1조 5000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 KDB밸류제6호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은 2억1093만1209주로 이 회사 현재 주가(6240원)를 감안한 지분가치는 총 1조3162억원 정도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했을 당시 이 회사 주가는 1만5000원선으로 현재 가격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금 지분가치 대로 매각이 추진되면 산은은 1조5000억원 이상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적합한 인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금호산업 매각 과정에서 흥행이 사실상 실패한 것만 봐도 여전히 건설업계를 보는 시선이 차갑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3위 안에 드는 대우건설을 감당할만한 인수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렇다보니 건설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더라도 현실적인 문제에 걸려 조기 매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부실 책임 등으로 궁지에 몰린 산은으로서는 마음이 급할 것이다. 하지만 사갈 사람이 있어야 매각이 성사되는 것 아니겠는가. 가격에 얽매이기보다 사업 의지나 경영 능력을 보고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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