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는 드릴게···”
배우 박성웅 하면 떠오르는 대사다. 영화 ‘신세계’에서 보여준 박성웅의 모습은 강렬했다. 이 대사로 박성웅은 오래 기억되었다. ‘신세계’를 비롯해 ‘살인의뢰’, ‘무뢰한’ 등 다수의 작품에서 범죄자 등 임팩트 있는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안겼다.
그런 그가 지난 2월 18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에서 불량 변호사에서 정의실현을 위해 각성하는 박동호로 분했다. 그는 사이다 같은 활약으로 안방극장에 재미를 선사했다.
박성웅은 총천연색 양복으로 존재감을 빛냈으며 느끼한 헤어스타일과 능청스러운 말투로 ‘리멤버’에 큰 축을 담당했다. 서진우로 분한 유승호의 조력자로 나서며 통쾌한 한방을 날리는데 크게 활약한 것. 이에 시청자들은 그의 사이다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박성웅의 새로운 모습에 시청자들은 크게 환호했다. 피도 눈물도 없을 거 같은 차가운 모습을 지우고 능청스럽고 정의를 위해 회심의 일격을 가하는 변호사로 변신한 박성웅은 반가웠다. 마지막까지 박성웅은 유승호와 함께 남규만(남궁민 분)을 물리치는데 힘을 보탰다.
“다행이죠. 이미지 변신을 하고자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배우는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게 본분인데, 이번에도 그랬어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좋았어요. ‘리멤버’도 박동호도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리멤버’는 2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대박을 일궜다.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시청률 10%를 넘기 힘든 요즘, ‘리멤버’가 세운 20.3%(닐슨코리아/전국기준)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시청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상파 드라마에 오랜만에 참여했죠. 5년 만이네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 50%를 찍었고, ‘태왕사신기’도 30%를 넘었었는데, 20%를 찍은게 엄청난 수치라고 하시더라고요. 시청률 추이를 살펴보며 달라진 시장 상황을 실감했어요. 그만큼 ‘리멤버’를 많이 사랑해주셨다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았어요.”
박성웅은 ‘리멤버’ 인기 요인으로 팀워크를 꼽았다. 빠르게 진행되는 미니시리즈 드라마 촬영장이었지만 팀워크 만큼은 최고라며 자부했다. 그는 유승호-남궁민에 대해 말하며 동료이자 선배로서 따뜻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팀워크가 정말 좋았어요. 유승호, 남궁민, 이원종 형 등 모두 좋았죠. 곽한수 형사 역의 김영웅 씨도 처음 뵈었는데 잘하시더라고요. 합이 잘 맞았어요. 무엇보다 이창민 PD가 현장에서 놀 수 있게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리멤버’ 재미있게 놀았죠. 유승호는 어리지만 여태까지 본 남자사람 중에 가장 착한 사람이에요.”
박성웅은 다른 작품과는 달리 ‘리멤버’에서 원없이 패션 센스를 뽐냈다. 늘 깔끔한 수트차림으로 법정을 누비고, 포마드 기름을 한껏 칠해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올리는 헤어스타일로 남다른 비주얼을 뽐냈다.
“첫 촬영 당시 백구두에 하얀 양복 차림으로 살인사건 현장에 갔어요. 흰양말에 백구두 차림을 했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리더라고요(웃음). 살인사건 형장이니 바지단을 걷어 올렸는데 흰 양말이 마침 보였어요. 자세도 엉거주춤하게 해봤는데 이창민 PD가 약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날 오후 촬영에는 새파란 정장을 입었어요. 총천연색 파란색이었는데 100미터 밖에서도 제가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의상도 대단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박성웅은 연기를 하면서 연기 같지 않다고 느껴질 때 만족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번 ‘리멤버’ 촬영을 하며 유승호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장면을 연기하며 그러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해당 장면은 마지막회, 납골당 앞에서 서진우가 알츠하이머로 인해 박동호를 기억하지 못하는 장면. 박성웅은 이 장면을 연기하며 남다른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유승호가 저를 알아보지 못하는 장면이 마지막회인 20회 촬영이었는데, 아침 촬영이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눈물이 나더라고요. 초반부터 눈물을 보이면 안되는 장면이라서 감정을 참았어야 했죠. 참다가 감정이 폭발했어요. 그날 나한테 눈물이 이렇게 많구나 새삼 깨달았어요. 몰입한거죠.”
‘리멤버’ 박동호와 최근 개봉해 천만을 향해 달리고 있는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 속 양민우 모두 시청자와 관객에게 진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검사외전’ 양민우는 그렇게 호응이 좋을 지 몰랐어요. 황정민-강동원의 만남, 이성민 선배의 악역 등 워낙 강렬한 캐릭터들이 있기에 사랑받을지 몰랐는데, 허당기 있는 모습을 사랑해주신 것 같아요.”
‘검사외전’에서 박성웅은 강동원과 의외의 케미로 관객들에게 재미를 줬다. 앞서 진행된 뉴스웨이와의 인터뷰에서 강동원은 박성웅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함께한 ‘검사외전’ 촬영 분위기가 무척이나 좋았다는 소감도 들려줬다. 강동원과의 촬영은 어땠을까.
“강동원을 ‘검사외전’을 통해 처음 만났지만 가끔 연락하며 지내요. 털털한 부산사나이에요. 연기적인 것도 그렇고 결코 가볍지 않아요. 한 번은 함께 술잔을 기울이다 저 대신 술을 한잔 마시며 강동원이 제 흑기사를 한 적이 있었어요. 강동원도 술을 잘 마시지 않는데 그날따라 자기가 마시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소원을 말하지 않았어요. 아직까지 말하지 않았는데 무서워요.(웃음)”
‘신분을 숨겨라’, ‘나도 영화감독이다2’, ‘리멤버’, 영화 ‘검사외전’까지. 박성웅은 그야말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은 영화에 20% 시청률을 찍은 드라마까지 박성웅은 안방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했다. 박성웅은 2016년에도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바쁜 한해가 될 것 같아요. 열심히 촬영하고 배역에 최선을 다하면서 희로애락을 전하는 배우가 되겠죠. 맡은바 최선을 다하면 많이 사랑해주시겠죠? 많이 사랑해주시지 않으면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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