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스타가 데뷔 5년 만에 빛 한줄기를 받고 있다.
피에스타는 최근 한 음악프로그램 대기실에서 뉴스웨이와 만나 컴백 소감과 앨범 및 개인활동 등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피에스타는 지난 9일 두 번째 미니앨범 ‘어 딜리케이트 센스(A delicate sense)’를 발매하고 활동에 나섰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발매한 첫 번째 미니앨범 ‘블랙 라벨(black label)’ 이후 약 1년 만이다.
재이는 “지난 앨범 활동할 때 최대한 빨리 컴백한다고 약속했었는데, 결국 1년 만에 컴백 했다. 5명이 이렇게 모인 것도 오랜만이다. 그리움이 많았는데 지금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하게 활동을 시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새 타이틀곡 ‘미러(mirror)’는 이별을 겪은 여자가 느끼는 슬픈 감정을 노래한 신스팝 장르 곡이다. 실연의 아픔을 폭발적으로 터뜨리지 않고 잔잔하게 표현했다. 거울 속 비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가사가 돋보인다.
무대 위 멤버들은 실크 슬립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골반을 이용한 안무를 추며 고혹적인 섹시미를 발산한다. 봄의 기운이 슬며시 다가오는 3월 중순, 봄 시즌송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트렌드와는 다소 멀어 보인다.
“콘셉트를 받고 마음에 들었냐”고 멤버들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린지는 “지난 타이틀곡 ‘짠해’도 그렇고 미디엄 템포에 춤을 출 수 있지만 좀 슬픈 노래다”라며 곡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이질감이 없었다. 생각해보면 여름도 있고 가을도 있고 그때 가서 어울리는 거 할 수 있으니 이런 콘셉트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활동과 비슷한 모습으로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다. 피에스타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역량을 키우며 더욱 성숙해졌다. 멤버 린지는 공백기간 동안 학교를 열심히 다니며 올 A+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받았다. 이날 린지는 “장학금 제도가 바뀌어서 원래는 전액 면제됐는데, 이번에는 10%의 등록금을 냈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또 린지를 비롯한 멤버 혜미, 예지는 수록곡 작사에 참여하며 음악적 실력도 뽐냈다. 특히 ‘미러’의 슬픈 이야기는 린지와 예지가 공동 작사를 했는데, 예지가 “린지 언니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거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린지는 “성격과 연애스타일 자체가 만나면 올인하는 스타일이다”라고 밝히며 경험을 바탕 삼아 작사를 했음을 털어놨다.
아울러 멤버 예지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걸그룹으로서 보여주지 못했던 힙합 소울을 보여준 바 있다. 이에 “다시 걸그룹 활동을 하게 됐는데 래퍼로 방송했을 때와 차이점이 있을까”라는 질문이 나왔고, 예지는 “언니들이 워낙 ‘여자여자’해서 내가 무대 위에서 절대 힙합을 할 수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예지는 “‘언프리티 랩스타’를 할 당시에는 서로 디스를 해야 했기 때문에 남들이 봤을 때 굉장히 강하고 화가 나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별과 사랑에 관한 했을 때 느낌을 잘 사리고자 간접적인 경험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책과 영화를 많이 봐서, 사람들이 우리 무대를 봤을 때 좀 처절해 보이고, 애절하고 불쌍해 보이는 느낌으로 연출했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런데 난 안 불쌍해 보인다고 하더라. (웃음) ‘여자여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활동 곡 ‘짠해’와 맥락을 이어가는 ‘미러’ 외의 수록곡에서는 또 다른 도전이 엿보인다. ‘입술 한 모금’에서는 펑키하면서도 에스닉한 라인의 곡을 처음으로 시도했으며, ‘왔다갔다’에서는 재지하고 그루브한 사운드로 새로움을 선사하면서도 기존 피에스타의 몽환적인 매력을 살렸다.
특히 ‘입술 한 모금’이 타이틀곡 못지 않게 인기가 좋은 현상에 대해서 린지는 “그런 장르를 시도해본 적이 없어서 대중은 새로운 시도에 신선함을 느꼈던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오랜만에 다채로운 모습을 담아서 나온 만큼 이번 앨범에 대한 자신감 또한 높았을까. 지난 활동 때마다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인 피에스타였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사뭇 달랐다.
재이는 “자신감이 없다기보다, 매번 앨범 나올 때마다 ‘들으면 반할 수 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더 의미 있게 열심히 준비를 한 것이라 섣불리 이야기 하기에 조심스러웠다”며 “다섯 명 모두 열심히, 죽을 힘을 다해서 다른 생각하지 말고 활동하자고 했다. 말을 아끼고 있다”고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이를 들은 차오루는 “우리가 항상 자신감 있다고 했는데 반응이 별로 안 좋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용히 열심히 하자고 했다”라고 솔직한 발언을 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피에스타 멤버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지만, 이번 활동의 성과는 꽤나 기대해볼 법 하다. 멤버 예지와 차오루가 개인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덩달아 피에스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 이런 현상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활동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도 피에스타를 향한 시선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예지는 “요즘 대세라는 말을 실감하냐”는 질문에 “예?”라고 못들은 척 센스 있게 대답해 큰 웃음을 줬다. 이어 예지는 “얼마 전까지 솔로활동을 하다가 단체활동을 하는데, 솔로활동을 할 때 무대에 다섯 명이 항상 있다가 혼자 서니까 조금 더 긴장되고 떨리더라. 확실히 단체로 돌아오니까 좀 더 언니들한테 묻어갈 수 있어서 좋다”며 특유의 재치를 보였다.
이어 차오루는 “여러군 데서 피에스타를 알리고 있다. 이번에 피에스타가 음악방송 1위를 하면 좋겠다”고 늘 팀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내 “1위를 조금 하고 싶다. 이번에는 조금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다음 번에 1위 하고 싶다. 두근두근 거리는 순간을 느껴보고 싶다”고 어김없이 과감한 발언을 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린지는 “1년 만에 컴백을 했는데 너무 무대가 그리웠고 노래가 하고 싶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식상한 멘트지만 이게 진심이다. 잘 부탁 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혜미는 “오랜만에 하는 활동이라 기대되고 다섯 명 각자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라며 “타이틀곡 ‘미러’, 밀어주세요”라고 언어유희를 활용한 각오를 다져 멤버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또 재이는 “활동한지 4년 반 정도 됐는데 못해본 게 너무 많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활동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는 동시에,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 OCN ‘뱀파이어 탐정’에 대한 사랑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예지는 “다섯 명이 같이 하는 무대가 그리워서 지금 참 좋고 든든하다. 앞으로도 다섯 명이꼭꼭 붙어 다니겠다”며 피에스타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차오루는 “2016년 소처럼 일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피에스타는 데뷔한지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이 시점,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만큼 더욱 간절하고 절실하다. 이제 막 관심을 받기 시작했기에 조금은 자신감이 넘칠 수 있고 혹은 벌써 그 인기에 도취했을 수도 있지만 피에스타는 조용히, 열심히 하는 쪽을 택했다. 향후 피에스타가 자신들이 비친 거울을 바라봤을 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 지 기대해도 좋을 법 하다.
이소희 기자 lshsh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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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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