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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둘러싸고 업체간 정면 충돌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둘러싸고 업체간 정면 충돌

등록 2016.03.16 14:58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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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 따라 찬반 극명탈락업체와 신규진입 원하는 업체 “경쟁 늘려야”지난해 사업권 획득 업체 “시장 안착부터···자칫 공멸 우려”

(시계방향으로)HDC신라면세점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63면세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진=각사 제공(시계방향으로)HDC신라면세점의 신라아이파크면세점,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63면세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진=각사 제공


정부가 이달 말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가능성이 제기되며 업체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16일 면세점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여론 선점에 공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11월 신규 사업권을 따낸 업체는 신규 사업자 진입을 우려하는 반면 당시 탈락한 업체와 시장 진입을 노리는 업체는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사업권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면세점 제도와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개선 요구도 높아지고 있어 애당초 계획이었던 7월보다 앞당긴 3월 말까지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16일 면세점 제도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면세점 특허 요건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서울 시내에 또 면세점이 추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지난해 11월 사업자 재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그리고 지난해 면세점 시장 진출을 원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신규업체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에 지난해 새로 사업권을 획득한 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면세점은 개장한지 3개월이 채 안 됐거나 개장이 임박한 상황으로,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채 새로운 면세점 사업자가 등장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 SM면세점, 신세계디에프, 두산 등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장단은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를 이틀 앞둔 지난 14일 회의를 열고 “신규 면세점들 개점 후 1년 정도는 지켜보고 나서 시장이 커지면 또 다른 신규 업체 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면세사업이 초기 투자비용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 안착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이미 면세 사업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향후 면세점이 추가될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면세사업의 가장 큰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주춤한 상황이라는 점도 이들 사업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 3개 면세점이 늘어나면서 서울 시내에는 올 상반기까지 총 9개 면세점이 문을 열게 된다.

A업체 관계자는 “현재 시장 규모에서 서울 시내에만 10개 이상 면세점이 운영되는 게 적정한지 모르겠다”며 “지난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동등한 평가를 거쳐 탈락한 업체에 또 기회를 주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와 SK 등 탈락업체와 면세점 사업 신규 진입을 원하는 업체들은 관광사업 발전을 위해서는 면세점 추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면세점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자유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사업자들이 늘어나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롯데와 SK 등 탈락업체는 사업권 추가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 특히 사업권 추가가 탈락업체를 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되는 것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B업체 관계자는 “아직 사업권 추가가 확실하게 결정된 것도 아닌 데다가 탈락업체가 아닌 새로운 사업자가 사업권을 획득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도 탈락업체를 위한 제도 개선인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축적된 노하우를 가진 기존 업체가 시장에 재진입 해야 면세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시장 진입 기회를 노리던 신규 사업자도 사업권 추가 논의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5일 “면세점 신고제 전환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신규 사업자를 대거 참여시켜야 된다”는 내용의 입장자료를 내놨다. 이 자료에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한 업체들은 면세점의 공급과잉과 브랜드 유치 곤란 등을 이유로 추가 허용을 반대하는 자사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은 “현 상황에서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는 것이 법 개정 등 여러 제약 조건 때문에 단기간 내 어렵다면, 현행 허가제를 유지하되 운영의 묘를 살려서 운영능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상당수 기업에 대해 사업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업 재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실적으로 신규 면세점이 3~4개 이상은 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면세점 사장단이 언급한 ‘시장 공멸 우려’를 의식한 듯 “서울 시내 면세점이 4~5개 가량 늘어나면 서울 시내 점포당 평균 매출이 5000억~6000억원 정도”라는 예측도 내놨다.

다만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산한 점포당 평균 매출의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신규 사업자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사업자가 늘어나 경쟁이 심화 하면 이 정도 매출을 내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오는 16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면세점 제도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날 면세점 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의견을 개진할 전망이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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