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 박찬욱 감독 인터뷰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를 비롯해 ‘곡성’(감독 나홍진)까지.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는 예술 혹은 상업예술. 예술은 저마다 다른 가치로 또 다른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미장센이 주는 느낌이나 결말에 대한 해석 역시 관객수만큼 존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다.
6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몰이 중인 ‘곡성’을 두고 결말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아가씨’ 역시 마찬가지. 영화를 본 관객들은 아름다운 미장센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각 장면에 담긴 의미나 배역의 감정선에 대한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궁금했다. 과연 관객의 입장에서 ‘아가씨’를 통해 박찬욱 감독이 그리려는 세계에 잘 접속한걸까. 박찬욱 감독에게 물었다.
“관객이 제각각 자기 방식으로 영화를 보는 것이죠. 전문적으로 훈련된 비평가라고 해도 제각각 영화를 보고 해석하고 있어요. 참으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죠. 영화를 본 관객 수 만큼 다양한 해석도 존재해요. 해석이 다양하다는 것은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볼 것은 아니에요. 감독 입장에서는 풍부한 해석이 나왔다고 받아들여져요. 창작자 입장에서 그렇게 해석이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것은 재산같요. 부자 된 기분이 들어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박찬욱 감독은 그야말로 부드러웠다. 이토록 부드러운 사람이 파격적인 소재를 좇는 이유가 궁금했다.
“파격적이냐 아니냐의 기준으로 작품을 고르지는 않지만 원작이 스릴러 장르로서 재미가 충분하다고 느껴서 시작을 했어요. 예를들면 동성애자가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라고 마음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이야기거리가 없을까 하는 생각을 찾았던 것이지요. 좋은 이야기가 있는데 거기에 동성애자가 등장한 것이었고 그 작품을 그저 피하지 않았달까요. ‘핑거스미스’ 굉장히 재미있는데 동성애자가 있었고, 저는 바꾸지 않았을 뿐이에요.”
박찬욱 감독은 원작인 ‘핑거스미스’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박 감독은 영화로 가져오며 보존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 묻는 질문에도 답했다.
“2010년 연말에 원작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사실 뭘 어떻게 고쳤는지 조금은 헷갈려요. 원작 소설 요약본을 정리해달라고 해서 받았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고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남아있다고들 해요. 구체적인 상황이나 대사들은 많이 바뀌었지요. 2부 중간에 백작이 와서 사업 제안을 하는데 까지는 비슷한 편이에요. 그 뒤로는 많이 바뀌었어요. 2부에서는 히데코의 눈으로 다시 보는 반복과 첫 정사장면에서 숙희와 히데코가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이 기억에 남지요. 서로 유혹하고 넘어가고 또 유혹하듯. 능청스럽기도 하고 교묘하고. 그런 것이 좋았죠.”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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