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이자율 11.8%...가장 비싸최저 수수료로 개인들 꼬인 뒤 이자 폭탄 지적증권업계 “저금리 기조 속 고금리 유지 논란”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기준금리 연 1.25%) 속에서 키움증권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에 10%를 넘기는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키움증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시중 금리를 반영하지 않아 그동안 투자자들의 불만을 샀다. 특히 키움은 주식매매 수수료를 최저로 책정하며 시장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다른 쪽에선 개인들로부터 타증권사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이자 수익을 챙기는 행태에 대한 지적이 많다 .
2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 27일 기준 7조503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일 올해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났다는 뜻이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시에 쏠린 것으로 파악된다.
고객 확보를 위한 증권사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신용융자 잔액의 증가는 증권사의 쏠쏠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코스닥 시장에서 25%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신용거래융자로 160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이 분야 업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금과 기타 대출금 등을 합한 신용공여금은 9189억8927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사 전체 자금운용의 13%에 달하는 규모다.
대형증권사로 분류되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올 1분기 신용공여금은 각각 1조8062억(4.1%), 1조8744억원(5.0%) 수준이다. 이들 증권사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차이는 4배 이상이다. 이른바 ‘돈놀이’를 통한 수익이 타 증권사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상태다.
이자율 역시 가장 높다. 최근 5년 만에 신용융자 금리를 소폭 낮추기는 했지만 다른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고금리를 유지 중이다. 1~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1.8%로 업계 1위이며 KB투자증권(11.7%), KTB투자증권(9.0%), 메리츠종합금융증권(9.0%)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현재 키움증권 측은 신용융자 고금리 정책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잘하는 사업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장기간 이어지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일부 증권사만 고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이번 TS저축은행 인수 역시 주 수익원 중 하나인 신용융자 규모 확대가 목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신용융자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규제 탓이다. 이에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두면 적극적으로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지난 2012년 삼신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저축은행업 진출을 모색하는 중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TS저축은행 인수는 신용융자 분야와 별개다”며 “저축은행 사업 확장을 위한 결정이었고 내부에서도 증권업과 연관을 짓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계는 ‘초대형IB’의 등장 등 규모의 전쟁을 벌이고 상황이다. 이는 대형 증권사와 비교해 규모가 크지 않은 키움증권에 분명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며 “증권사가 더 이상 수수료만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은행(IB) 등 사업다각화를 고려할 시점이다”고 주장했다.
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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