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유럽 출장 이후 또 다시 비행기 올라체력적 부담 크지만 현장 경영만이 살길급변하는 유럽시장 직접 봐야선전하고 있는 현지 임직원 격려
정 회장은 2일부터 러시아를 시작으로 슬로바키아, 체코에 현대기아차 현지 공장을 직접 살필 계획이다. 지난 2014년 출장 당시에도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현대차 체코공장, 러시아 현지법인까지 챙기며 유럽형 현지 전략 차종들의 생산 품질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정 회장의 출장은 기존 품질 관련 출장과 사뭇 다르다. 최근 유럽 자동차 산업수요는 올해 상반기 9.1%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과 함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하반기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0.7%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49만1000여대를 판매하며 12.3% 성장하며 전체 시장 성장률 9.1% 보다 3.2%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에 정 회장은 현장으로 날아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상반기 유럽 자동차시장 성장률을 증가시킨 현지 임직원들을 치하하고 격려한다.
그리고 유럽 현지 상황에 적합한 SUV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현대기아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를 당부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4년 정 회장이 유럽 출장 중에는 협력업체와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며 원활한 부품 공급 체계를 강조했다. 또한 유럽 전략차종 개발 현황 및 판매 전략을 보고 받았다면 2년여 시간이 지난 현재 6년째 유럽 시장 수요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 회장은 상반기 해외 법인장 회의에서 유럽 시장 회복을 대비한 준비체계를 주문한 바 있다. 또한 2014년 상반기 회복이 가시화되자 “회복기에는 경쟁이 격화되기 때문에 전열을 재정비하라”고 당부했었다.
현대기아차의 유럽시장 판매는 순조롭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49만1171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43만7378대보다 12.3% 판매가 증가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
유럽 판매는 2007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유럽 전략 차종들이 주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최초 유럽 전략차 ‘기아차 씨드’와 ‘현대차 I시리즈’가 위기 극복의 주역이었다면 올해는 유럽공장에서 생산하는 SUV가 판매 증가를 이끌고 있다.
올 상반기 투싼은 총 8만2498대가 판매되며 전년동기(5만5925대) 대비 47.5%가 증가했으며 스포티지도 39.2% 증가한 7만7970대(전년 동기 5만6002대)가 판매됐다.
또한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에도 밝힌 바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함께 현대차그룹 핵심모델로 공을 들이고 있는 친환경차 확대 강화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를 유럽시장에 출시하며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의 풀 라인업을 구축, 유럽 친환경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글로벌 4위 친환경 메이커로 성장한 저력을 바탕으로 아이오닉, 니로,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성공적 런칭을 통해 ‘친환경 3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유럽에서 본격 승부를 겨루기 위한 토대를 다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제네바 모터쇼에서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풀 라인업(HEV/EV/PHEV)과 소형 SUV 하이브리드 니로를 유럽에 최초 공개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니로 하이브리드의 판매를 시작하며 친환경 메이커로서 입지도 높인다는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현대차 기술력 강화의 일환으로 다양한 마케팅도 확대하고 있다. 유로 2016와 월드랠리챔피언십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 WRC 7개 대회 종합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는 WRC 개최국을 중심으로 기술력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3일(현지시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러시아공장을 방문해 현대·기아차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할 계획이다.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정몽구 회장은 러시아 현지 임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오랜 경기침체 영향으로 2012년 294만대에 달하던 산업수요가 지난해에는 160만대로 반토막 가까이 감소하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판매와 수익성이 급감하자 일부 글로벌 메이커들은 공장을 폐쇄하거나 조업중단, 감원 등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현대차의 입장에서는 신흥 국가의 부진은 곧 실적과 연관성이 높다.
정몽구 회장의 갑작스런 유럽 출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기의 대처를 직접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정 회장의 뚝심이 발휘되는 대목이다.
"이제는 기본 경쟁력을 탄탄하게 확보해 시장에 굳건히 뿌리를 내려야 할 시기이다" 2년전 정 회장이 유럽 출장길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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