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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1兆 투입에도 시장이 시큰둥한 이유

국민연금 1兆 투입에도 시장이 시큰둥한 이유

등록 2016.10.28 14:04

수정 2016.10.28 14:10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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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후 2% 반등 코스닥, 하루 만에 다시 약세로투자종목 제한 철폐로 중소형 종목 투자 길 열려기관 수급에 따라 지수 등락 가능성도 커져일부 투자자들 "개인 비중 더 쪼그라들 것" 볼멘소리도

최근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코스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기금 중심의 기관의 인위적인 수급이 전체 시장에서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단기적으로는 지수 반등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코스닥시장 마저 현재 코스피가 겪고 있는 좁은 박스권 장세가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다음 달 주식 위탁운용사 10여 곳을 선정해 올해 안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투자를 집행하면서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매출 300억원 이상, 반기 일평균 거래대금 5억원 이상 종목에만 투자하도록 돼 있는 내부지침도 삭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서 300개, 코스닥시장에서 700개 종목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위탁 운용사를 통해 국민연금의 중소형·가치주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주 중심의 실적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코스닥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중순까지만 해도 700선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코스닥지수는 지난 26일 630선까지 떨어지며 두 달 여만에 1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한 데 이어 20일부터 26일까지 다시 5거래일 연속 빠지는 등 10월 들어 조정 폭이 더욱 확대된 모습이다.

특히 해당 기간 기관투자자들은 연일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8월 이후 전날까지 기관의 순매도 규모는 1조7000억원이며, 이는 같은 기간 1조8000억원을 순매수한 개인과 4350억원을 담은 외국인과는 크게 상반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6일 국민연금의 결정은 투자심리에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바로 다음 날인 27일 코스닥지수가 하루 만에 2%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수 반등은 하루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 다음 날인 28일에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민연금발(發) 호재가 빠르게 소멸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투자 결정이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반등의 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시장 전체를 견인한 만한 소재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종목에 대한 제한을 철폐했지만 실제 중소형 종목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이어질지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오히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민연금으로 인해 그나마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마저 외국인과 기관 수급에 방향성이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지수가 일정 수준까지 떨어지면 매수에 나선 뒤 적당한 고점에 도달할 때 매각하는 투자전략이 만연해 지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이 큰 코스피시장의 경우 지난 2012년 이후 5년째 1900~2100선 사이의 좁은 박스권이 형성돼 있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같은 기간 450에서 800선 문턱까지 치솟은 상승장이 전개돼 개인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처가 됐던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한 일반 투자자는 “연기금이 중소형 시장으로 몰릴 경우 기관 수급에 따라 지수가 결정되는 경향이 심해질 수 밖에 없다”며 “그나마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락이 크다는 점을 이용해 차익을 노리던 개미들의 입지도 그만큼 줄어들 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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