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수사중허창수 회장, 전경련 수장으로서 침묵허진수·허세홍 등 포함된 임원인사 단행현재 사태 안일하게 인식한다는 비판도
특히 현재 시국이 전경련의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대신하면서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비판의 수위가 높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다.
GS그룹은 29일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비롯해 부회장 승진 3명, 사장 승진 2명 등 총 49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오너일가 중에서는 허진수 회장 외에도 3세 막내인 허용수 GS에너지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과 4세 맏형인 허세홍 GS칼텍스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허용수 본부장은 GS EPS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게 됐고 허세홍 본부장은 GS글로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허세홍 부사장은 4세 가운데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GS그룹의 4세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렸다.
허진수 회장은 지난 2013년 대표이사에 올라 사촌형인 허동수 전 회장과 함께 GS칼텍스의 경영을 함께 맡았다.
이후 허동수 전 회장은 GS칼텍스 이사회 의장직만 맡다가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면서 허진수 회장이 의장직까지 맡게 됐다.
허진수 회장은 사실상 올해 처음으로 GS칼텍스 경영 전권을 장악한 셈이지만 1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GS그룹은 허진수 회장이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GS칼텍스가 올해 최대 경영 성과를 내도록 이끌었다며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허용수 부사장과 허세홍 부사장은 전문성과 추진력을 갖춘 40대의 차세대 경영자로 앞으로 GS그룹의 미래성장을 위한 더 큰 역할을 맡기 위해 경영일선에 전진배치 됐다고 밝혔다. 3세 막내인 허용수 부사장과 4세 맏형인 허세홍 부사장은 1살 차이다.
GS그룹은 지난해 인사에서도 오너 4세들을 대거 승진시키면서 4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지난해에는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고, 허준홍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전무), 허서홍 GS에너지 전력·집단에너지사업부문장(상무) 등이 인사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인사에서는 대표이사까지 배출시키면서 4세로의 경영승계 작업이 빨라지고 있음을 알린 셈이다.
하지만 매주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열리고 있을 정도로 정국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GS그룹이 경영권 승계까지 염두에 두고 오너가를 경영 전면에 내세운 것은 부적절한 조치라는 평가다.
현재 비상시국에 GS그룹의 책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미르·K스포츠 재단을 위해 774억원의 거액을 내놓는 과정을 주도한 것이 바로 전경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경련의 수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허창수 회장으로서는 전경련 회장직을 억지로 떠맡아 3연임까지 하게 된 처지여서 억울할 수 있겠지만 자리에 대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허창수 회장이 현재의 시국을 안일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GS그룹이 지나치게 ‘마이웨이’를 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대기업들이 어수선한 정국을 이유로 연말 인사를 연기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면서 GS그룹의 행보는 더욱 눈길을 끈다.
또한 허창수 회장의 친동생인 허진수 회장이 승진하면서 그룹에서 단 두명뿐이 회장 자리를 친형제가 차지하게 됐다.
GS칼텍스는 GS그룹의 최대 계열사로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그룹의 총수이지만 그룹의 실적을 좌우하는 것은 GS칼텍스인 셈이다.
허창수 회장과 허진수 회장이 그룹 회장과 GS칼텍스 회장을 독식하면서 향후 GS그룹의 가족경영에 금이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GS그룹 관계자는 “GS그룹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30명 이상의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여서 누가 회장을 맡는냐는 경영권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국이 어지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적인 경영활동은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인사를 하게 된 것”이라며 “전경련과 GS그룹은 별개의 조직이기 때문에 전경련 문제를 이유로 GS그룹의 인사를 미룰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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