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장 확산에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급증SMR·원전 기자재로 중장기 실적 확대 신호탄전력설비 전반 아우르는 사업 구조 다변화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축이 가스복합발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전력 인프라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가스복합발전 설비 수주가, 중장기적으로는 원전·SMR 기자재 수요가 성장 동력으로 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가스터빈 7기와 스팀터빈·발전기 각 2기를 잇달아 수주했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시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스복합발전 설비 수요가 수주로 먼저 이어지는 모습이다. 원전과 SMR은 인허가와 건설 기간이 긴 만큼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성장 동력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에너지 수요 환경도 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5년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약 두 배 늘고, AI 중심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은 같은 기간 세 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수록 단기 대응이 가능한 가스복합발전 설비와 중장기 무탄소 전원인 원전·SMR이 함께 부각될 수밖에 없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의 생산 축도 이 흐름에 맞춰 재편되고 있다. 과거 석탄화력과 원전 주기기 제작 역량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가스터빈·스팀터빈·발전기·SMR 기자재가 함께 모이는 전력설비 생산 거점으로 성격이 확장되고 있다.
회사가 2034년까지 누적 가스터빈 수주 전망을 78기에서 110기로 높여 제시한 점과 8068억원 규모의 SMR 전용 공장 시설을 짓고, 연간 20기 수준의 SMR 기자재 제작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가스터빈 사업은 개발과 실증을 거쳐 상업운전 이후 후속 수주를 쌓는 단계에 들어섰다. 회사는 2019년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뒤 2023년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270MW급 한국형 가스터빈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3월, 한국서부발전과 3200억원 규모의 여수천연가스발전소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산 가스터빈의 상업운전 이력이 후속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연결된 사례다.
사업 관리 능력과 시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에너지 인프라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미국 기업과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가스터빈 7기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미국 가스터빈 공급 물량을 총 12기로 늘렸다. 해당 가스터빈은 2029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미국은 AI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신규 원전 건설 경험이 장기간 끊기면서 기자재 제조와 시공 역량을 갖춘 업체와의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북미 시장에서 처음으로 스팀터빈·발전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점은 의미가 있다. 가스터빈 단품 공급을 넘어 스팀터빈과 발전기까지 묶어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스복합발전 설비 공급사로 입지를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에서는 발전 효율과 공급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가스터빈·스팀터빈·발전기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이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실적 반영 시점은 사업별로 다르다.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수주 가시성이 높지만, 원전과 SMR은 인허가와 건설 기간이 길어 중장기 성과로 봐야 한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복합발전과 원전·SMR을 창원공장 생산 체계 안에서 함께 가져갈 수 있는지가 향후 성장성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수주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맞물려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이익 기여 시점은 사업별로 다르게 봐야 한다"며 "대형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어 매출 인식이 느리고, SMR도 아직 본격 상용화 이전인 만큼 2030년 이후를 중장기 수확기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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