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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 이사장의 직무유기···‘지주사’ 행보 없었다(?)

정찬우 이사장의 직무유기···‘지주사’ 행보 없었다(?)

등록 2016.12.12 10:50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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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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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칼자루 쥔 정무위 의원 거의 안만나실세 이사장 기대감↑···친박 논란에 리더십 상처지주사 전환 홍보 활동도 전무···언론 회피

한국거래소의 숙원사업인 지주회사 전환이 해를 넘길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 등이 포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 달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추후 통과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경쟁 체제를 돌입함으로서 선진 거래소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은 또 한 번 물거품이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거래소 수장인 정찬우 이사장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는 커녕 법안 통과를 위한 기본적인 노력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점차 확대되는 형국이다.

현재 거래소는 지난 19대 국회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을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여야의 극심한 대립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며 1년 가까이 국회의 벽을 넘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지주사 전환 실패가 예고된 결과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취임식에서 취임사하는 정찬우 신임 거래소 이사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취임식에서 취임사하는 정찬우 신임 거래소 이사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존재감 사라진 거래소 수장

지난 10월 통합 한국거래소 5대 이사장에 임명된 정찬우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거래소 지주사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취임사에서 그는 “우리가 처한 대내외적 필요성을 고려할 떄 지주회사체계로의 전환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라며 “관련 법령이 정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한편 조직 개편 작업도 조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기존 발언과 달리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심의할 정무위원회 의원들과 전혀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까지 본지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24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회기 내 정찬우 이사장과 만난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더욱이 법안 발의에 앞장섰던 이진복 정무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간사조차 제대로 면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법안 통과 의지 자체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 전망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서는 법안이 상정되기 전 정무위원회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전임 최경수 이사장의 경우 지난 19대 국회부터 수시로 국회에 출입해 거래소 지주사 전환의 당위성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등 역량을 집중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이후 언론 접촉 피해··· 커지는 의혹

한국거래소 노동조합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 촉구 기자회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한국거래소 노동조합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 촉구 기자회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사실 정찬우 이사장은 거래소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했을 때만 해도 업계 안팎의 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거래소에 오기 전까지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금융감독원 부위원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던 만큼 법안 통과에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정 이사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낙하산 논란에 휩싸이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피했다. 거래소 관련 행사에도 대부분 불참했고, 심지어 조직의 수장으로서 감당해야 할 기본적인 언론 노출까지 극심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10월말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이후 이렇다할 외부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 달 기조연설자로 나선 한국증권학회 컨퍼런스에서는 근황을 물어보는 기자의 접근에 인사도 없이 자리를 피하는 등 언론과의 접촉을 원천봉쇄한 상태다.

이에 거래소 측은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부서별 현안은 각 본부장이 직접 책임지는 대신 이사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노력중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법안 통과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정찬우 이사장 거취에 대한 논란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향후 헌법재판소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도 충분한 만큼 ‘친박 낙하산’으로 분류되는 정 이사장이 주어진 임기를 채울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수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응할 수 있는 성과가 절실했지만 지주사 전환마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불협화음이 커질수록 정 이사장의 리더십에도 더욱 상처가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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