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개헌 추진 협의체 구성하자”···개헌 반대 文에 “의지 없다” 지적

지난 25일 오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최신혜 기자 [e-mail]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개헌 추진 협의체’를 구성해 대선 전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지난 12일 귀국 직후 공항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이후 처음이다.

31일 반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마포에 위치한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전 개헌을 위해 각 정당·정파가 한 자리에 모여 대선 전 개헌 실현하는 ‘개헌 추진 협의체’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협의체는 국회에 설치된 개헌특위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개헌특위가 일부 정당이나 정파의 반대로 제 기능을 못 할 경우에는 (협의체가) 개헌 추진의 실질적 동력이 되도록 준비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에 팽배한 패권정치·패거리 정치가 국민을 편가르고, 갈등을 부추기는 등 대립을 양산하고 있다면서 이는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을 고쳐서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면서 “5년 대통령제 폐지하고 분권·협치하는 새로운 대통령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전 개헌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명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겨냥해서는 “시간이 없다는 것은 ‘의지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민주당은)정권교체에 숨은 ‘패권 추구’욕구를 감추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총선과 대선 시기를 맞춰야한다는 주장도 다시 한번 언급했다. “분권형 권력구조 만들기 위해서는 의회와 대통령이 같은 시기에 출발해야한다”면서 “총선·대선이 맞지 않는 비효율을 해결하려면 오는 2020년에는 총·대선을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 차기 대통령 임기단축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