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부터 불출마까지···21일만에 끝난 ‘대망’‘정치교체’ 선언 불구 등 돌린 여권 민심
반 전 총장은 1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정치인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태도가 실망스러웠고 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무의하다고 판단했다”며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대통합을 이루겠다는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12일 미국 뉴욕에서 귀국한 반 전 총장은 야권의 ‘정권교체’ 요구에 맞선 ‘정치교체’로 맞불을 놓으며 화려한 ‘출정식’을 가졌다. 인천공항에는 인파가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잠재적 경쟁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다. 귀국 당일 공항철도 승차권 발권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볼 수 있었으나 꽃동네 봉사활동과 진도 팽목항 방문 등의 ‘민생 행보’ 과정에서 ‘코스프레’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선친 묘소에서의 ‘퇴주잔’ 논란은 그를 비웃는 조롱거리가 됐다.
한일 양국 위안부 합의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요구받았지만 시원스런 대답을 내놓지 못했고 동생과 조카가 비리로 미국에서 기소된 것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해명에 실패했다.
이러는 사이 반 전 총장은 귀국 인사를 통한 컨벤션 효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큰 폭의 지지율 하락을 면치 못했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충청권을 비롯해 여권의 전통적 텃밭인 TK(대구·경북)와 노년층도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반 전 총장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설 연휴 즈음 개헌 카드를 빼들고 문 전 대표에 대한 비난의 공세를 끌어올리는 등 지지율 제고에 주력했다. ‘빅텐트’ 구상이 나온 것도 이 시점이다.
하지만 독자세력화와 기존정당 입당 혹은 연대 등을 놓고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면서 좌고우면하는 모습에 다시금 ‘간 보기’, ‘기회주의자’ 등의 비판이 일었고, 결국 21일간의 대권 행보에 종지부를 찍었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 외곽의 유력 인사로 평가받았음에도 대권 도전에 실패한 고건 전 국무총리의 전철을 밟게 됐다. 고 전 총리는 17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여권을 중심으로 출마 요구가 적지 않았으나 고심 끝에 출마를 포기했다. 그는 당시 ‘행정의 달인’이라는 호평 속에 기대감을 모았으나 자신을 뒷받침해 줄 실질적인 정치세력을 찾지 못해 결국 도전을 접었다.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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