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지난해 대기업대출 4조7천억(23.7%) 축소작년 11조원 감소한 대기업대출 올해도 이어질 전망국책은행 시중은행 대기업 대출 축소 "얌체짓" 불만
14일 각 은행 IR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말 4대 은행의 대기업대출은 총 90조5800억원으로 2015년 말 102조1400억원보다 11조5600억원(11.3%)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KEB하나은행이 2015년말 20조200억원에 달하던 대기업 여신을 2016년말 15조2600억원으로 4조7620억원(23.7%) 줄였다. 뒤이어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4조4840억원(10.2%)과 2조2160억원(10.3%)의 대기업 여신을 축소했다. 국민은행도 대기업 여신을 감축했으나 그 규모는 1000억원에 불과해 1% 미만에 그쳤다.
이러한 시중은행의 대기업 여신 축소는 올해 더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은행들의 대출태도를 조사한 결과, 은행들은 대기업 대출태도 지수는 -13을 기록해 현재보다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이 충당금 적립 위험이 큰 대기업 대출을 기피하면서, 그 부담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지난 8일 “시중은행의 대우조선 여신지원 한도가 2015년 6월말 이후 축소됐고, 축소된 부분이 정책금융으로 전이됐다”는 발언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와 관련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의 혈세가 투입됐지만, 이러한 자금이 기업의 정상화가 아닌 국내 시중은행의 빚을 갚는데 소요되고 있다"면서 "국내 시주은행도 기업 정상화를 위해 일정 부분 고통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시중은행의 구조조정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신규자금 지원이 불가능할 경우 기존 여신한도 축소를 자제해 줄것을 요청한 것.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지난해 12월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대출 한도 약정을 축소하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중은행은 대기업 여신의 연체율이 증가하는 등 부실 가능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대출에 비해 순이자 마진 마저 낮은 대기업대출을 취급할 유인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익을 관리해야 하는 민간은행 입장에서 STX조선해양이나 한진해운 처럼 대기업 여신이 부실화 되면 막대한 충당금 적립으로 수익관리가 어렵게 된다"며 "국책은행과 같이 정부에서 수익을 보전해주지 않는 한 대기업 여신을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대기업 여신의 연체율은 지난해 6~10월 5개월간 2%대를 기록했으며, 이후 다소 진정세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0.77%를 기록했다. 이는 중소기업 연체율 0.63%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은 설립 목적 자체가 다르다"며 "수익 창출이 전망되지 않는 산업분야에 대한 지원을 놓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갈등은 예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해운업에 대한 시중은행의 지원이 감소할 수록 이를 전담하고 있는 국책은행의 부담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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