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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수 부재 시대, 위기의 한국경제

[이재용 구속]삼성 총수 부재 시대, 위기의 한국경제

등록 2017.02.17 15:04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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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영업이익 제조업 전체의 30%임직원 25만명 등 수백만명 불안에 떨어재계 가이드라인 부재로 타기업도 영향한국기업 국제신인도 하락 불보듯 뻔해

영장실질심사 마치고 서울구치소 향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영장실질심사 마치고 서울구치소 향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이 창립 79년만에 사상 처음으로 총수 부재 시대를 맞게 됐다. 삼성이 국내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삼성의 위기가 한국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서울중앙지법은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17일 오전 5시35분께 발부했다. 전날 영장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대기 중이던 이 부회장은 구치소를 나오지 못하고 수감생활을 시작했다.

수년간 글로벌 경제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재계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총수 구속은 우리 경제 전반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 삼성의 경영위기가 한국경제 전체에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7%,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와 국제신인도 하락은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금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 부진 속에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안보위기 고조 등 크나큰 대내외 악재에 가로막혀 있다”며 “이런 악조건 속에서 우리나라 최대기업의 총수 구속으로 한국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에는 25만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협력업체와 그 가족들까지 감안하면 삼성과 관련된 사람들의 숫자는 수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이 위기에 빠지면서 이들 대부분은 당장 불안에 떨게 됐다.

삼성의 정상적인 기업활동도 어려워졌다. 삼성은 지난해 연말부터 미뤄온 사장단인사를 당분간 단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조직개편과 채용계획도 덩달아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의 채용이 연기되면 청년 구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그룹이 재계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에도 파급력이 미칠 수 있다. 국내 적지 않은 기업들은 삼성의 투자와 인사·채용 계획들을 참고로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상황에서 삼성의 불확실성이 이들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이라는 초일류 브랜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뼈아프다. 컨설팅기업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브랜드 평가에서 삼성은 국내 1위, 세계 7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의 브랜드 가치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삼성에 ‘부패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이다. 미국은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통해 자국은 물론 해외기업에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뉴욕증시에 주식예탁증서(DR)형태로 상장돼 있어 법의 제재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FCPA에 따라 처벌받은 법인 등은 미국 연방정부와의 사업이 금지되고 미국 조달시장에서 퇴출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5년에 올린 연간 매출액 가운데 20% 이상을 미주지역에서 차지했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른 국제신인도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 미국에서 처벌을 받으면 중국·인도·영국·브라질 등 미국의 FCPA와 유사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국가들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의 신뢰도 하락이 한국 기업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대표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국내 해운사들은 해외 화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 중심축인 삼성의 경쟁력 추락이 한국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며 “삼성의 총수 공백 사태에 최대한 빨리 해소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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