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 기간 연장시..기업 수사 탄력받아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기업 총 53곳 774억원 규모특검팀, 삼성 표적 수사 오명 벗어
특검의 수사 기간이 연장될 경우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기업들의 수사 범위가 확대는 불보듯 뻔하다.
이미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총수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하는 데 성공한 특검은 탄력이 붙은 가운데 수사 기한 연장시 SK·롯데·CJ·포스코 등 관련 기업들의 수사 강도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총 53곳으로 출연금 규모는 774억원에 이를 정도로 광범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원이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까지 모두 뇌물로 간주했다면 다른 출연 기업도 수사의 칼날을 쉽게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SK그룹은 최순실이 주도적으로 세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총 111억원을 출연했다. 또한 K스포츠재단에 80억원 추가 출연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고 30억원을 역제안했다가 결국 K스포츠재단이 추가 출연을 받지 않기로 했다.
특검은 최태원 그룹 회장의 사면과 관련하여 최순실 게이트와 밀접하다는 입장이다.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지난 2015년 7월 24일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바 있다.
이후 20여일 후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년 7개월째 복역 중이던 최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을 받아 출소한 정황이다.
수사에서 밝혀졌듯이 최태원 회장 사면 후 김창근 의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하늘 같은 은혜 영원히 잊지 않고 최태원 회장과 모든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문자 또한 SK 측 입장에서는 불리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또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다. 롯데는 재단 출연 대가로 면세점 추가 사업자 선정을 요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는 지난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심사에서 탈락했지만 2016년 4월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됐다.
또한 지난해 3월 박 대통령과 신동빈 회장의 독대 이후 5월 말쯤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원을 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전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CJ그룹은 최순실 게이트에 13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차은택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처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도 했다.
지난해 이재현 CJ 회장의 8·15 특별사면을 앞두고 청와대와 CJ 간에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안종범 수첩’을 확보해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특검측의 수사에서 밝혀진 바 있다.
안종범 수첩에는 ‘이재현 회장을 도울 길이 생길 수 있다’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이규철 특검보는 정례 브피핑을 통해 “수사에 착수했다가 중단한 것이 아니라, 착수하지 않은 상태였고 그 상황에서 삼성 수사가 길어지다보니...”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수사 기간을 고려했을 때 다른 대기업 수사는 진행하기 다소 불가능해 보인다"며 "현재는 다른 대기업에 대한 공식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 기간은 이달 28일 만기다. 사실상 일정이 촉박하다는 것이 특검 측의 입장이다. 특검은 지난 16일 황교안 권한대행에 수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황 대행은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지만 속단하기 이르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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