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후 대규모 투자결정 중단트럼프 압박에도 결론 내리기 어려울듯보호무역 강화되면 美시장 타격 불가피미국 시장서 평판 하락 등 어려움 가속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용지로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미국 공장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을 주로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관세 원칙이 적용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달리 가전제품은 관세 장벽이 높은 제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용지가 확정되면 최대한 빨리 공사를 진행해 빠르면 내년부도 가동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다. 가전 공장은 용지가 정해지고 나고 나면 공장 착공부터 가동까지 1년 이내에 가능하다.
삼성이 인건비가 비싼 미국에 가전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용지 후보지를 앨라배마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정한 것은 이들 지역이 미국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해당 주와 투자 인센티브 등을 협상 중이며 입지조건을 비롯한 종합적인 비교·검토를 거쳐 최종 용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미국 가전 공장 설립을 서두르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삼성을 압박하고 나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앞서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삼성이 미국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고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Thank you, Samsung! We Would love to have you!(고마워요 삼성! 우리는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삼성 측은 아직 공장 설립이 확정되지 않았고 검토하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인 압박으로 인해 계획을 쉽게 물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미국 공장 설립을 추진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삼성으로서는 향후 트럼프 정부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가전 공장 건설 설립 여부를 검토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의 압박이 거세져 최종적으로 공장 설립 쪽으로 결론을 내리더라도 최종 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이 공백 상태로 있다면 계획을 확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삼성으로서는 이 부회장 구속 후 기업 평판이 추락하는 등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공장 설립까지 늦춰지면 미국 시장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의 ‘2017년 미국 내 기업 평판지수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49위에 머물면서 지난해 7위에서 무려 42계단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3년 동안 줄곧 10위 안에 포함돼 있었다.
삼성전자의 미국 내 기업 평판순위가 이처럼 크게 떨어진 것은 갤럭시노트7 사태와 이 부회장의 특검 수사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공장 설립은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 진행해야 할 프로젝트인 만큼 이 부회장의 재가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공백이 이어지면 삼성전자가 최종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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