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부회장 “제안 오면 검토”반도체업체 뿐 아니라 IT기업도 관심치열한 경쟁 예고···인수 변수 될 듯
24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중으로 경영권을 포함한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지분 매각에 대한 재입찰 절차를 밟는다.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 지분 20% 가량을 팔아 2조~3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지분 매각 규모를 1조엔(약 10조원)으로 늘렸다. 이럴 경우 경영권까지 매각된다.
SK하이닉스는 재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인 23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시바로부터 구체적인 일정과 조건에 대해 전달 받은 것이 없다”면서 “제안이 오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도시바 인수가 실익이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선 “실사 조건을 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도시바 소수 지분 참여에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도시바 인수에 뛰어들었다. 도시바의 경영권 인수를 포함한 재입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입찰 조건이 변경된 이후 재입찰에는 반도체 전문 업체 뿐 아니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TSMC 등 IT 공룡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전 입찰에 참여한 폭스콘과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웨스턴디지털 등의 재입찰 여부는 정확하지 않은 상태다.
SK하이닉스는 고심이 깊어 수밖에 없다. 도시바 인수는 반도체 시장 재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도시바를 인수하는 기업은 단숨에 시장 2위 자리로 뛰어 오를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금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낸드플래시 사업부분을 강화할 절호의 기회다.
다만 경영권 인수를 위한 투자 자금이 3배 이상 증가했고, 추가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변수가 늘었다.
특히 자금 면에서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키 위해선 1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가 20% 가량의 지분 인수를 위해 써냈던 최초 가격(3조원 안팎)과 비교하면 3배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경쟁자가 늘어 인수전이 치열해질수록 치러야 할 비용은 더욱 커지게 된다는 점에서 더 많은 비용이 들 수도 있다. 승자의 저주에 빠지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반도체 사업 전망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는 것도 부담이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국외의 전망을 보면 올해 이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의 인수가 반도체 업계 판도를 변화시킬 분수령”이라면서 “SK하이닉스는 여러 가지 변수와 상황을 고려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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