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공식적인 딜 못받았다”매각규모 10조원대로 늘어나인수시 낸드도 삼성과 양강체제
23일 박 부회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공식적으로 딜 조건이나 일정을 못 받았다”며 “제안을 받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부회장은 인수 규모와 효과 등을 묻는 질문에는 “조건을 받아보고 실사도 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말을 아꼈다.
도시바는 원전사업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메모리 사업 부문을 분사하고 신설법인 지분 19.9%를 매각하기 위한 입찰을 이달 초 실시했다.
하지만 최근 지분 매각 규모를 50% 이상으로 확대해 재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매각하려던 지분(19.9%)의 매각가가 3000억엔(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가운데 도시바는 1조엔(약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를 아예 통째로 파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재입찰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TSMC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와 폭스콘,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웨스턴디지털 등도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첫 인수전에도 약 3조원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를 통해 D램과 비교해 상대적 열세인 낸드 기술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재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반도체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지분 매각 규모가 커진 만큼 최대 10조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만 1조53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현금 보유량은 4조1360억원가량에 달한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단독으로 도시바 인수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SK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8%, 도시바 20%, 웨스턴 디지털 16%, SK하이닉스 11% 순이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에 성공하면 D램과 함께 낸드에서도 삼성전자와 양강체제를 굳힐 수 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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