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사 ‘사탕’도 전량 소각처분사드 여파 韓제품 검역절차 엄격해져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롯데가 국방부와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28일 전후로 유통과 관광 등을 포함한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가는 중이다.
또 최근 중국 포털사이트에서 현지 네티즌을 중심으로 ‘롯데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 중이며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관영언론까지 한국 제품 불매운동에 앞장서면서 현지에 안착한 식품업체에 불길이 번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중국 정부는 이미 연초부터 한국산 식품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발표한 ‘수입 불합격 명단’에 국내 중소기업이 수출하는 주스와 라면, 과자, 쌀 등 일부 제품이 이례적으로 포함된 것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은 이달 한 계열사가 중국에 수출한 사탕제품이 통관을 허가받지 못한채 소각되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중국 측은 어디까지나 규정을 준수한 것이라고 발뺌하고 있지만 그간 한국 물품에 대해 관행으로 넘어갔던 검역 절차가 외교 문제와 맞물려 더욱 엄격해졌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이 같은 상황은 식품업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간 각 업체는 장기간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일부는 대규모 시설 투자 등 현지화 작업을 거쳐 완벽히 자리 잡았다고는 하지만 중국인들이 한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는다면 피해가 불가피하다. 수출만 하는 기업의 경우 통관이 일시적으로 지연되기만 해도 사업에 지장이 생긴다.
지난 2008년 ‘까르푸 불매운동’과 2012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때도 중국인들이 집단으로 해당 국가의 제품을 거부하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다수의 기업이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이에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사드 보복 여파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은 한 중국 매체가 오리온이 롯데그룹 브랜드라는 오보를 내자 서둘러 기사 정정을 요청하는 한편 온라인을 통해 롯데와 관계가 없다고 공식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에 앞서 롯데와 한자표기가 같은 일본 기업 라쿠텐(樂天)도 비슷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에 분유를 수출하는 유업계 역시 현지 정부가 오는 2018년부터 새롭게 실시하는 정책에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이는 분유 제조기업이 최대 3개 브랜드, 9개 제품까지만 판매할 수 있으며 중국 당국의 심사와 허가를 거쳐 등록해야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다른 나라 업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정책이지만 중국 당국이 한국 유업체에만 불이익을 안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비슷한 이유로 중국에서 제품 등록이 미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정치적 보복의 수위를 높이면서 한국 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마땅한 대응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금으로서는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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