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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사드보복에 식품업계도 ‘전전긍긍’

中정부, 사드보복에 식품업계도 ‘전전긍긍’

등록 2017.03.02 17:47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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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움직임···관영 언론이 조장사드 배치와 관련해 韓기업 예의주시 2008년·2012년 사태 되풀이될 수도

롯데마트 왕징점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롯데마트 왕징점 사진=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정치적 보복의 수위를 높이면서 국내 식품업계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다는 계약을 체결한 뒤 현지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국방부와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28일 전후로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는 현지 네티즌을 중심으로 ‘롯데 불매운동’ 움직임이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중국 정부도 롯데그룹을 향한 규제를 연일 강화하고 있으며 징동닷컴 등 일부 기업은 롯데와 협력을 거부하고 나섰다. 여기에 중국 관영언론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롯데 외에도 삼성과 현대 등 한국기업으로 불매운동을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기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중국은 롯데제과와 오리온, 농심 등 국내 식품업계가 공들여온 전략시장인 만큼 이들 업체가 느끼는 심각성은 상당한 수준이다. 수년간의 현지화 작업으로 사업을 안정화시켰다고는 하지만 최근 중국 언론이 한국 기업을 정치 보복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위기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내 소비자 사이에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자리잡을 경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지난 2008년 촉발된 ‘까르푸 불매운동’과 2012년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8년 당시 프랑스 정부가 티벳의 독립을 지지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중국 전역에서는 프랑스 유통업체인 까르푸에 대한 원성이 높아졌다. 이에 불매 운동이 촉발된 것은 물론 일부 도시에서는 중국인이 매장을 가로막고 사람들의 입장을 저지하는 폭력사태도 일어났다.

이로 인해 까르푸 매장의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두자리수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현재까지도 월마트와 대만계 유통업체에 밀려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형국이 됐다.

또 2012년에는 ‘조어도(釣魚島) 분쟁’으로 중국과 일본의 외교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브랜드가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그 결과 일본으로 향하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었고 대규모 반일 시위에 나선 중국인들이 거리의 일본 자동차와 일본 기업 영업점을 공격하는 사고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복구하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때문에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주요 기업들은 중국인의 타깃이 될 것을 우려해 롯데그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기업 라쿠텐의 경우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공식 성명을 내고 한국의 롯데와 자신들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라쿠텐의 한자 표기가 롯데와 같은 ‘낙천(樂天)’이라는 점에 기인한 것이다. 이어 라쿠텐이 롯데와의 혼동을 막기 위해 영문명을 바꿀 것이라는 소식도 중국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오리온도 작은 헤프닝에 휘말렸다. 앞서 한 중국 매체에서 오리온이 롯데그룹의 계열사라른 오보를 낸 것이다. 이에 오리온은 관련 매체에 기사 정정을 요청하는 온라인을 통해 롯데와 관계가 없다고 해명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심해지면서 국내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선 사례와 같은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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