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매체, 삼성·현대차에 대한 제제 촉구전자·반도체, 수요 높아서 규제 쉽지 않을 듯車업계, 현지 생산 대부분이어서 피해 간접적유화·게임·항공 등 국내 기업 대부분 예의주시
이미 롯데를 비롯해 유통·화장품·여행 업계의 피해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간산업인 전자·자동차·유화 등으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중국의 관영 매체가 삼성과 현대차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한국 기업에 대한 보복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중국 소비자들은 시장의 힘을 통해 한국을 징벌해야 한다”면서 삼성과 현대차에 대한 제제를 촉구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중국은 삼성과 현대에 가장 큰 시장이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는 복잡한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한·중 갈등이 가속하고 있어 이들 기업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과 현대차 입장에서는 기업명이 직접 거론됐다는 자체만으로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기업 모두 중국 시장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불매운동이 벌어질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18%(40조1000억원), 2014년 16%(33조원), 2015년 15%(31조원)을 기록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 수준이다.
다만 삼성은 중국에서 직접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은 아닌만큼 먼저 나서서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한 전자업계는 스마트폰 등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한국산 프리미엄 제품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도 쉽게 수입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소형 가전 등은 중국 시장을 확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생활가전제품에 대해서는 이미 직접적인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은 지난해 말 43개 한국산 비데 양변기에 대해 품질 불량을 이유로 불합격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또한 질검총국은 LG전자·신일 등 한국기업 공기청정기의 수입도 막았다. 중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확대할 경우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는 초호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에서도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라 중국 정부가 직접적인 제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앞서 중국이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규제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한국산 반도체 매출 30%가량을 책임질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라며 “중국 정부가 반도체 업계에 대한 직접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기업이 대응책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3%, 21%에 달한다. 지난해 부진했던 현대기아차는 올해 재도약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중국’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판매하는 물량 대부분이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만큼 사드보복의 직접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미지급 여파로 전기차 수요 감소 및 중국 업체 배터리 교체에 따른 출시 연기가 불기피한 상태다. 이에 따라 추이를 지켜본 뒤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석유화학 업계도 사드 보복의 불똥이 튀지 않을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LG화학과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이슈를 간접경험 한 이후 중국 당국의 조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 기준 인증 결과 발표 후 5차 마감 공고를 내지 않아 LG화학과 삼성SDI의 속을 태우고 있다. 양사는 중국 당국의 조치로 인해 중국에서 제품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한국산 폴리실리콘 제품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도 화학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는 통상 1월에 시작하는 조사를 지난해 11월에 진행한 것이 사드 때문일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했다. 이에 따라 조사 결과가 나오면 OCI, 한화케미칼, 한국실리콘 등이 관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댜.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진 않지만 계속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반감이 생기고 있으나 거래가 끊기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일개 기업이 중국 정부의 조치에 대응을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규제는 없지만 향후 중국 시장 진출에 부정적인 영향일 미칠 수 있기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넥슨의 경우 중국매출 비중이 2016년 4분기 기준 넥슨 일본 법인 연결 실적의 35%, 2016년 연간실적 기준 넥슨 일본 법인 연결 실적의 41% 수준인 상황에서 중국 규제가 들어간다면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게임에 대한 규제를 높이게 되면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여행 불가 조치 등 중국의 강력한 제재 조치 때문에 게임업계에서도 위기감이 높아졌지만 아직까지 직접적인 규제가 없어서 앞으로 중국 정부의 행보를 주의 깊게 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항공업계는 중국 정부가 자국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 관광 상품 판매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직 눈에 띄는 예약 감소는 없지만 향후 예약감소율을 지켜본 뒤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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