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지주사인 엑소르 이사진서 빠져구속으로 인한 이사회 불참 영향인 듯자동차 전장 사업 등 신성장동력 차질IT업계 거물과의 만남 기회도 줄어들어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5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엑소르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진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엑소르는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인 피아트의 지주사다. 피아트는 페라리·마세라티 등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도 보유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다.
엑소르의 사외이사 교체 안건은 오는 5월30일 열리는 엑소르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이 부회장은 사외이사에서 물러나게 될 전망이다.
존 엘칸 엑소르 회장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재용 이사 등 이사진의 현명한 조언이 오늘의 엑소르를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웠지만 사퇴와 관련한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현재 구속 상태인 점이 사외이사에서 제외된 결정적인 이유로 바라본다. 정상적인 이사회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5월부터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아 그동안 활발하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이사회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출국금지 조치로 참석하지 못했고 올해 2월에는 결국 구속돼 이번 이사회에도 불참했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 엑소르 이사회 참석을 통해 세계적인 경영진들과 만나왔다는 점에서 삼성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엑소르 이사회에는 영국 로이드은행 CEO인 안토니오 호르타 오소리오,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인 티시먼 스파이어 CEO 롭 스파이어 등이 참여했었다.
또한 피아트는 삼성이 최근 인수한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과 파트너 관계이기도 하다. 삼성과 피아트가 앞으로 꾸준히 협력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문제는 이 부회장의 공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엑소르 이사회에서 제외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 부회장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그동안 쌓아왔던 글로벌 네트워킹이 무뎌질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포럼도 매년 참석했지만 올해는 구속으로 인해 불참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글로벌 IT업체의 최고경영자들과 수시로 만나 사업협력을 모색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구글의 래리 페이지 등이 삼성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면담한 바 있다.
이는 삼성전자에게도 사업적인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지만 앞으로 이러한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IT업계의 거물들과 만나 쌓은 인맥은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됐다”면서 “하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이들을 만나 사업협력을 논의할 창구가 사라진 셈이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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