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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 건설사업 ‘저가’ 中 기업에만 맡길텐가

[데스크칼럼]부산신항 건설사업 ‘저가’ 中 기업에만 맡길텐가

등록 2017.06.08 16:36

수정 2017.06.09 14:17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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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단계 부두선석 공사 시작이전 사업 中기업 ‘저가’ 싹쓸이국내社 높은 기술력에도 소외

부산신항 건설사업 ‘저가’ 中 기업에만 맡길텐가 기사의 사진

부산신항 2-4단계 공사 시작을 앞두고 조선·중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신항 2-4 공사는 2020년 말 준공과 동시에 항만시설의 소유권은 정부에 귀속되며 사업시행자인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부두의 관리운영권을 갖고 28년 11개월 동안 운영하게 된다.

부두 선석 3개 등에 하역장비를 설치하는 데 소요될 비용만 263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조선업계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하역을 위한 크레인 장비다. 컨테이너 크레인 8기(950억원), 트렌스퍼 크레인 32기(1230억원), 스트레들 케리어 20대(175억원)에 달한다.

조선사 규모에 비해 덩치가 적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조선사의 입장에서는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할 수 있다.

통상 부두 선석당 컨테이너 크레인은 3.5~4기가 필요하며 1개 선석이 크레인 등 하역장비를 갖추려면 800~9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부두 개발의 주요 출자사인 정몽규 회장의 현대산업개발이 전체 40%의 투자로 공사 및 크레인 장비 도입에 대한 입찰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관건은 저가 입찰로 유명한 중국업체들이 이 사업에 눈독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국내 입찰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미 민간투자시설사업 실시 계획 변경 승인된 상황에서 강제력은 없다.

중국 업체보다 기술력과 유지보수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진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수주 절벽으로 협력업체와 일감 확보 차원에서 실낱같은 희망으로 입찰을 고려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입찰 방식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이 초기 투자비용에 유리한 중국 국영기업인 ZPMC사를 염두에 둔 국제입찰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산업개발은 부산 신항만 2-3단계 총 7기의 컨테이너 크레인 장비를 중국 ZPMC사에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사례가 있다.

아시아 중공업 강국들은 자국 기업들의 발주에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자국 발주를 통해 일감 및 자본을 투자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내수 진작을 위해 국제 입찰을 제한하고 수천억원대의 선박을 정부 차원에서 발주를 유도한 사례는 묵과해서는 안될 내용이다.

현재 부산항 신항 하역 장비 67개 모두 중국 제품이다. 신항 개장 당시 현대중공업, 대우해양조선 등 국내 조선업계도 항만 하역 장비를 생산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업체에 밀리면서 국내 업계는 하역 장비 생산의 독보적인 기술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국내 업체의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관세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크레인의 경우 수입관세가 없기 때문에 국내업체의 경우 가격경쟁력에서 불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중국의 크레인 제작업체는 우리나라에 수출을 하게 되면 수입부품에 대한 관세 환급을 받지만 우리나라 크레인 제작업체는 수출이 아니기 때문에 관세 환급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에 국내 항만은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안벽 크레인, 부두 내에서 컨테이너를 옮기는 트랜스퍼 크레인 등 각종 장비는 중국산 일색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국제무역의 증진에 중요한 기반인 항만 물류시스템을 중국기업에 맡기는 꼴이 됐다.

국가기간시설인 컨테이너 터미널의 하역생산성은 단위 시간당의 컨테이너 처리량으로 판단하게 된다. 국내 업체를 뒤 전으로 밀린 국제입찰은 결국 중국 업체와 경쟁력에서 밀려나 기술력까지 잃게 되는 꼴이다.

독점은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한다. 국내 기술력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의 독보적인 기술과 부품 공급은 상상할 수 없는 제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촌각을 다투는 항만 현장에서 크레인 부품 조달, 즉각적인 A/S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하역장비의 가동시간에 영향을 끼칠 때가 많다.

현재 국산업체와 중국 업체와 크레인 가격 차이는 5% 정도, 금액으로는 1대당 1억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이 사업을 한국기업에 주면 중소업체 162개사 약 2000여명의 고용창출로 이어지며 향후 유지보수를 비롯한 지방 기자재 업체들의 상생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영인은 건전한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 기업은 이익이 우선이긴 하지만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는 정신자세가 필요하다.”

1960~70년대 열악한 경영여건 속에서도 성공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고(故) 아산 정주영 회장과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를 탄생시킨 ‘포니 정’ 고 정세영 명예회장은 존경받는 이유는 국민의 정서을 품은 현대정신이 담긴 기업가 정신이다.

정몽규 회장의 현대산업개발이 덕망 받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단기간 이익보다는 국부유출 및 기간산업 성장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길 기대한다.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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