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 이어 현대위아 수술대 올라···‘부당이득의 3배’ 과징금공정위, 김성주 MCM 회장 불러 27일 조사···중견기업도 ‘긴장’다음 타깃은 공기업 ‘갑질’···“임기 내 불공정거래 행위 바로 잡아”
김 위원장은 취임 후 곧바로 재벌 개혁에 나섰다. 첫 대상은 재계 16위에 해당하는 부영그룹이다. 공정위는 계열사 현황 자료를 10년 넘게 허위로 신고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재벌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 위원장의 다음 행보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고 하자 제품 관련 비용을 하도급 업체에 전가한 현대자동차의 계열사 현대위아에 과징금 3억6100만원을 부과했다. 이어 공정위는 현대위아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정위는 “피해 수급사업자 수가 45개에 달하고, 영세사업자들인 점을 고려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명령과 과징금,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은 재벌 개혁에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김 위원장의 재벌 개혁 칼날이 대기업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취임 전부터 ‘공정한 시장경제’를 강조해온 김 위원장은 중견기업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을 강조해왔다. 명품 브랜드 MCM으로 알려진 성주디앤디 김성주 회장은 오는 27일 하도급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된다. 핸드백 납품 원가를 정하면서 ‘단가 후려치기’를 했다는 납품업체들의 주장이다. ‘납품단가 후려치기’는 경쟁입찰의 입찰 최저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는 수법이다. 여기에 닭고기 기업 하림은 편법 승계 혐의를 받고 있다. 하림은 오너 장남이 증여세 100억원을 내고 10조원에 달하는 그룹을 물려받았다는 의혹으로 공정위의 타깃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대 그룹과 간담회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월요일 급하게 느닷없이 만남을 제안해 결례인 줄 알면서도 꼭 드릴 말씀이 있어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대기업 스스로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국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고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기다리겠다”며 “우리 기업이 또다시 변화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 한국경제와 우리 기업에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 달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행보로 보면 4대 그룹에 대한 개혁의 칼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공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담합, 지배구조 등은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제 임기 3년 동안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공기업의 불공정행위는 공정위의 제재에도 계속 대두되고 있는 병폐 중 하나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지난 2월 서울메트로는 공사기성금에 대한 이자를 시공사로부터 받으면서 이자율을 4배가량 높여 받다가 적발돼 1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었던 사례가 있다. 또 올해 초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 등의 위탁 운영 계약 연장을 볼모로 기름을 최저가에 판매하도록 강요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러한 공기업의 병폐가 계속되자 김 위원장은 공기업의 불공정행위 근절을 중장기 과제로 제시하면서 공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착수될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 공기업을 확실하게 포함하도록 하겠다”며 공기업의 불공정행위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방했다. 또 법 개정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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