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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훨훨 날았던 유통업계···추락 공포는 그 이상

[2차 사드 쇼크 오나④]중국으로 훨훨 날았던 유통업계···추락 공포는 그 이상

등록 2017.08.01 17:26

수정 2017.08.01 17:28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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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던 면세점 사업권 반납 현실화···특허권은 ‘승자의 저주’아모레퍼시픽, 영업익 57.9%↓···사드 장기화로 반등도 기약 없어이마트, 중국에서 완전 철수···롯데마트 5천억 피해에 철수설 나와

롯데마트 중국 시위. 사진=연합뉴스롯데마트 중국 시위. 사진=연합뉴스

중국 특수를 누리던 유통업계에 지난 3월은 악몽이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 관광 금지령을 내리면서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 3~5월 우리나라를 찾은 유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7% 감소한 84만1952명에 그쳤다. 면세점, 화장품, 마트 등 다각도로 유커 감소에 따른 피해가 이어지고 있으며 업계는 8월로 예견된 한중 정상회담만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황금알 낳은 면세점 사업권 반납 현실화···특허권 따내기업 ‘승자의 저주’ =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 사업은 사상 초유의 사업권 반납 사태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각 면세점 실적은 실적대로 반토막 나면서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결국 면세점 사업 후발 주자로 분류된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일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영업을 8월 31일자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2019년 4월까지 영업하기로 했던 계약을 일찌감치 접은 것이다. 위약금은 약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정도면 더 많은 적자가 나기 전에 손을 털기엔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결국 한화갤러리아는 사드 국면이 더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향후 적자 누적보다는 위약금 손해를 선택한 셈이다. 게다가 지난 11일 감사원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서 관세청이 인위적으로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준 것으로 드러나 면세점 업계 전체를 향한 외부 이미지까지 추락한 상태다. 매출 70% 이상을 중국인 관광객에게 기댔던 면세점 업계에서는 “이제는 졸라맬 허리띠도 없다”는 말이 나온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4월 매출이 전년 대비 20% 안팎 급감했다. 갤러리아면세점, SM면세점, 두타면세점은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 적자 폭을 개선한 수준이다. 면세점은 중국 ‘보따리상’ 매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해 업계 내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 57.9% 감소 휘청···사드 장기화로 반등 기약 없어 = 이른바 ‘K-뷰티’로 불리던 화장품 업계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유커가 끝까지 구매를 포기하지 않는 건 국내 면세점에서의 고가 제품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며 화장품 업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이제 막 시장 확보에 닻을 올리던 중 사드 보복 조치라는 철퇴를 맞은 셈이다.

가장 상징적인 지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이다.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등으로 중국에서 발 빠른 성장세를 선보이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9% 감소한 1303억8000만원이며 매출은 17.8% 줄어든 1조412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 감소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신장했다”며 유커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을 인정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매년 직원들에게 연봉의 10∼20% 정도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나눠 지급해왔다. 그런데 이번엔 이 또한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아무리 빨리 사드 보복 조치가 풀린다 하더라도 최소 3분기까지는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대내외 정치 상황에서는 그 이상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 중국 시장 철수···베트남 등 신시장 개척에 올인 = 대형마트도 이미 중국 ‘엑소더스’에 진입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지난 5월31일 중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를 선언했다. 이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직접 취재진 앞에서 “이마트는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며 이를 확인했다.

1997년 중국 진출 이후 한때 30개 매장까지 늘렸던 이마트는 앞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등 다른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중국 사업을 검토한 결과 철수 결정을 내렸다”며 “임대 계약 조건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점포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2011년부터 수익 개선 등을 이유로 중국 투자를 줄여왔던 이마트가 향후 사드 보복 조치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일찌감치 손을 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 2분기 영업적자 770억원···‘특단의 조치’로 철수할 수도 =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류된 롯데마트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6월 기준 롯데마트 중국 점포 112개 중 74개가 영업정지해 처했다. 13곳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올 2분기 영업적자는 770억원으로 지난해 630억원에서 폭등했다. 그사이 매출신장률은 2분기 94.9%나 감소했다.

현재까지 롯데마트가 중국 현지에서 입은 피해액은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만약 연말까지 사드 보복 조치가 이어진다면 최대 1조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영업정지와 무관하게 중국 현지 직원들의 임금을 최대 70%까지 챙겨줘야 해 마트를 가만히 두는 것만으로도 돈이 줄줄 샌다는 관측도 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는 인건비를 축소하고 여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대책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결국은 중국 현지에서의 마트 폐점을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국 내 롯데그룹 계열사가 22개에 이르는 점과 30년 가까이 장기 토지 계약에 따른 위약금 문제가 있어 전면 철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이는데 결국은 철수”라며 “선택지가 그것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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