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투자’ LG화학, 전 사업 고른 실적 개선에 6분기 만에 롯데케미칼에 내준 1위 자리 탈환 ‘한 우물 파기’ 롯데케미칼, 국제 유가 하락에 범용 제품 단가↓···전통 석유화학 한계 직면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2분기 매출액 6조3821억원, 영업이익 7269억원, 당기순이익 59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22.3%, 18.7%, 57.2%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10조 933억원) 대비 27.5% 증가한 12조 8688억원으로 반기 매출액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조 702억원) 대비 42.4% 증가한 1조 52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상반기 (영업이익 1조 6107억원) 이래 6년 만에 반기 영업이익 최대치이다.
LG화학의 호실적은 기초소재부문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냄과 동시에 아픈 손가락이던 전기부문이 흑자전환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보전자소재부문, 생명과학부문, 자회사 팜한농 등 모든 사업부문이 고른 실적 개선을 이뤄내면서 화학업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반면 지난해 1분기 LG화학을 꺽고 석유화학 업계의 슈퍼사이클 진입 영향으로 호실적을 기록해 왔던 롯데케미칼은 6분기 만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
2분기 롯데케미칼은 매출액 3조8522억원, 영업이익 6322억원, 당기순이익 51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씩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9%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전분기 대비 유가하락에 따른 구매 관망세 등 일부 제품군의 수익성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법인 LC타이탄의 실적 급락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영업이익 1525억원을 기록한 LC타이탄은 올해 2분기 527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양사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사업구조의 차이 때문이다. LG화학의 경우 전통 기초소재 사업과 배터리·바이오 등 신사업을 동시에 강화했다. 기존 사업이 탄탄하다는 판단 아래 미래 준비에 돌입한 것이다. LG화학은 유가 변동 등 외부요인으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다각화 및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해 왔다. 이로 인해 LG화학은 지난해 2분기부터 진입한 석유화학업계의 슈퍼사이클 효과를 크게 보진 못했지만 올해 유가 변동에서는 자유로웠다.
LG화학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전통 석유화학 사업을 고수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 부문과 삼성정밀화학(삼성 BP화학 지분 49% 포함)을 인수해 원료의 수직계열화했다.
이를 통해 롯데케미칼은 범용 제품의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전략은 저유가 기조와 맞물리며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을 높여왔다. 시황도 롯데케미칼을 편이었다. 에틸렌 등 범용 제품의 수익성이 호조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2분기에는 불안정한 외부요인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범용 제품군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사업 구조적 차이가 있지만 최종 목표는 수익 창출과 리스크 관리”라며 “이미 LG화학의 경우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이익이 급증할 수 있는 구조라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구조가 옳다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롯데케미칼의 ‘한 우물 파기’ 전략에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의 다변화나 신사업의 안정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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