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대기업 오너 구속수사 첫 사례···본보기 지적 제약사들, 리베이트 털면 다 나와···불똥튈까 예의주시
8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최경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7일 강정석 회장을 상대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뒤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의약품 리베이트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는 강 회장을 소환 조사한 지 1개월여 만에 약사법 위반과 업무상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회사자금 700억원을 빼돌려 이중 55억원을 의약품 판매와 관련해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17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 회장이 지난 1999년부터 동아제약 등기이사가 된 이후 회장에 이르기까지 의약품 도매상을 통해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최고 결정권자였다고 보고 있다.
강 회장측은 일선 영업직원들의 개인적 일탈이라거나 도매상이 저지른 불법행위라는 취지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강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동아제약을 모태로 성장해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창사 85년만에 첫 회장 부재상태를 맞닥뜨렸다. 리베이트 혐의로 주요 제약사 오너가 구속된 일은 업계에서도 첫 사례다.
특히 강 회장이 올해 1월 강신호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공식 물려받아 회장직에 오른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큰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제약업계도 잔뜩 긴장한 눈치다. 리베이트 건으로 국내 대표제약사 오너중 한명이 구속된 일은 처음인 탓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제약업계에 리베이트와 무관한 업체가 없는 것은 암묵적으로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이번 강 회장의 구속으로 업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의 구속수사가 다른 업계에도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제약업체 관계자도 “새 정부들어 제약업체의 오너리스크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데 제약업계 전반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이라면서 “정부에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한 노력이나 리베이트에 대한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구속 결정은 유죄와 무죄를 결정한 것이 아닌만큼 향후 재판과정을 통해 의혹이 소명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3년부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각 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 독립경영을 해왔다”며 “회장의 구속에 따라 우려될 수 있는 대규모 투자 및 신사업 분야에 대한 중요한 경영상의 의사 결정 등 일부 경영상의 공백은 각 사 전문경영인의 책임 경영 하에 최소화하고 현 상황에 대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 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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