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장기 섭취에 대한 부작용 연구 부족···안전성 의문”정부 성급한 결론···국민 혼란만 가중살충제 계란 우왕좌왕한 정부부처···‘네 탓 공방’만
인체 위해성 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음에도 정부는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 국민 혼란을 가중시켰다. 또 ‘살충제 계란’ 파동이 23일로 8일째를 맞았지만 ‘사태 수습’을 핑계로 정부는 책임보다는 회피로 일관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는 22일 “식약처 발표대로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심각한 유해를 가할 정도로 독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안심하고 섭취해도 될 상황은 아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살충제 계란을 장기간 섭취했을 때 서서히 나타나는 만성 독성의 영향에 대한 연구 논문과 인체 사례 보고가 없는 만큼 위해성이 없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선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을 1∼2살 영유아는 하루 24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된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로서 무책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22일 정치권에는 류영진 식약처장의 ‘자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자유한국당 등 야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졌다. 살충제 계란 파동의 책임을 류 처장에게 묻겠다는 것이다. 류 처장은 고위공직자로서 무책임한 태도와 문제 인식이 결여된 답변, 부적절한 언사가 연일 도마에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는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의 관리 허술,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농장이 어디에 얼마나 되는지 등을 두고 ‘식약처가 안다’ ‘농식품부에 물어보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만 보였다. 살충제 성분 달걀이 생산된 농가 수를 놓고도 발표가 제각각이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오늘부터 출하되는 모든 계란은 안전하다’고 단언했지만 추가 조사에선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정부는 이번 계란 파동에 따른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도 부적합 농장에서 유통된 계란에 대한 추적과 수거·폐기가 진행되고 있다. 또 해당 계란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도 추적과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정부는 부적합 농장주에 대한 처벌, 계란 생산·유통 관련 제도 개선, 발표 오류 피해 농가 구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후속 조치 약속에도 불구하고 사태 과정에서 밝혀진 문제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인증제’를 무색하게 한 정부의 부실한 관리·감독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은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이 수습 국면에 접어든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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