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포함된 한미일 연합, 2조엔에 인수WD과의 법적 분쟁 남아 있어 향후 절차 지켜봐야
21일 도시바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베인캐피털이 이끄는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연합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일본 국책은행 일본정책투자은행,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미국 애플과 델 등이 참여했다.
도시바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2018년 3월 말까지 임시 주주총회에서 거래를 승인하고 각 경쟁당국의 반독점심사 승인을 포함한 모든 플요한 절차를 정리해 거래를 종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계획대로 매각이 완료될 경우 7400억엔의 재무개선 효과를 통해 채무초과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도시바 메모리 2조엔에 매각=도시바는 공식 발표를 통해 도시바 메모리 사업의 주식 양도가격은 2조엔(약 20조원)이며 도시바는 3505억엔(약 3조5600억 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회사 평가액과 향후 메모리 사업의 안정적 성장에 미치는 영향, 각 경쟁당국의 반독점심사 승인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감안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일 연합은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 등을 취득하는 형태로 인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미일 연합은 향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와 사채형 우선주 등을 취득하게 된다. 도시바는 “본계약 체결시 세부적인 내용을 다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2조엔 가운데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가 보통주와 융자 등의 방식으로 약 6000억엔을 부담한다. 이중 거의 대부분을 SK하이닉스가 융자 형태로 지원한다고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융자를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으나 의결권은 15%로 제한된다.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등 미국 정보기술(IT) 4사가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형태로 4000억엔을 참여한다.
◇웨스턴디털과의 법적 분쟁이 변수···끝까지 ‘신중론’=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WD)와의 법적 분쟁에 대해서는 무사히 해결 될 것이라고 봤다. WD는 도시바를 제3자에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소송을 제기 했다.
도시바 메모리 매각이 혼전을 거듭한 것도 WD의 영향이 컸다. 도시바가 마지막 한미일 연합을 택한 것은 WD와 경영권 참여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도시바는 “2017년 말까지 회사의 재무회복 가능성을 최대한 추구하는 관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면서 “컨소시엄이 해외기업에 의한 미래의 보유 의결권이 일부 제한될 것이라는 조건을 제시한 점 등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의 본 계약이 체결되면 각국 규제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받아야 한다. 반독점 심사는 통상 6~9개월 정도 소요된다. 심사가 마무리 되고 문제가 없다면 계약 당사자간 계약 사항을 이행하게 된다. 도시바는 내년 3월말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전날부터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 향후 남은 절차가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펼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흘러나온다. 당초 원했던 지분투자가 아닌 융자방식이어서 원하는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시바가 SK하이닉스에 기술이나 생산량 유출을 엄격히 제한할 경우 투자의 실익을 누릴 수 없다. 도시바 거래선 확보 역시 불가능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굴기’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할 수있게 된 것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향후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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