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에도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한미 FTA 발목 잡나日, 소녀상 문제 입장 불변···9개월째 협상 중단 상태김동연 “미·일 통화스와프 기회 되면 할 것”···다다익선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을 넘어 한국과 중국 간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이 성사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560억 달러 규모 원·위안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11일 발효됐으며, 형식적으로는 신규지만 연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560억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는 지난 10일로 만기가 완료된 만큼, 엄밀히 말하면 새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다만 중간에 빠진 기간이 없는 만큼 실질적으로는 만기 연장에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극적으로 성공하면서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일본과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둘러싼 외교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재개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김 부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한미·한일 통화스와프도 기회가 되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재연장을 발표한 김 부총리는 “통화스와프는 다다익선”이라며 “미국이든 일본이든 기회가 있으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상대방이 (통화스와프 체결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소문내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측에 통화스와프를 요청한 적 있느냐는 말에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 재개와 관련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으며 당분간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일본 재무성에 대한 기재부의 불신이 깊은 상황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체결은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 재개 가능성을 더욱 낮췄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정부로서는 한숨을 돌린 만큼 굳이 일본 측에 통화스와프를 강하게 요청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소녀상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시각도 변하지 않았다.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도 쉽지 않아 보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이후 금융위기의 충격이 약화된 2010년 한미 통화스와프는 종료됐다.
문제는 한미 FTA로 인해 양국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착수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당초 한국 정부는 한미 FTA 현행 유지 방침을 정하고 협정의 경제적 효과부터 먼저 분석하자고 제안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한미FTA 폐기 불사 지시’ 등 강도 높은 공세를 수용하고 말았다. 이에 양국 간 통화스와프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두 달 새 60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당시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이었다”며 “가능성은 차치하고라도 미국 측과 그 이야기를 계속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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